'반탄파' 김문수·이철우 회동
'반탄vs찬탄' 대치…연대 모색
오세훈 시장과도 내일 조찬
대선 출마를 선언한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주말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에 이어 15일 이철우 경북도지사를 잇따라 만나며 '반탄(탄핵반대)파' 연대를 다졌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이 반탄파 대 찬탄(탄핵찬성)파 대결 구도로 흘러가는 가운데, 추후 단일화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김 전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마포구 박정희대통령기념관에서 가진 이 지사와의 회동에서 단일화 여부에 대해 "우리끼리 이런 만남은 자주 있을 수 있다"며 "앞으로 자주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후보는 투표로 결정된다"면서도 "김 전 장관이 1등 하면 경북 표를 확실히 몰아서 대통령이 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국민의힘은 1차 경선을 통해 후보를 4명으로 압축하는데, 김 전 장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진출이 유력하다. 나머지 한자리를 두고는 나경원·안철수 의원이 경쟁할 전망이다. 만약 나 의원이 올라가면 반탄파 3명(김문수·나경원·홍준표) 대 찬탄파 1명(한동훈) 구도가 되는 만큼 지지층 표가 분산되는 반탄파가 불리할 수밖에 없다.
2차 경선은 당심(선거인단) 50%, 민심(여론조사) 50%로 진행되는데, 한 대표가 찬탄파 표심을 모두 흡수하면 최종 경선 진출 가능성이 커진다. 나 의원이 아니라 찬탄파로 분류되는 안 의원이 2차 경선에 올라가더라도 대결 구도에 따라 최종 후보 선출 과정에서 보수 지지 세력 결집을 위한 반탄파 단일화가 불가피할 것이란 분석이 많다.
찬탄파와 반탄파 주자 간 신경전도 거세지고 있다. 나 의원 측은 이날 논평을 통해 "한동훈 후보는 윤 대통령 임기 내내 보수진영 분열을 일으키며, 총선 대패를 야기한 장본인"이라며 "그럼에도 반성은커녕 대선 경선 시작부터 내부 총질을 하는 모습은 한 후보의 분열 DNA를 여실히 보여준다"고 직격했다.

최근 반탄파 주자 간 연쇄 회동 역시 이같은 분위기를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경선 초반인 만큼 후보들은 당장 빅텐트나 연대에 대해선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김 전 장관은 "과거 노무현과 정몽준, DJP연합(김대중과 김종필) 등과 같이 여러 연대가 필요할 수 있다"면서도 "그런 부분은 당내 경선이 끝나고 그때 가서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이 지사는 "(벌써) 단일화를 굳이 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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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장관은 16일 오전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오세훈 서울시장과도 조찬 회동한다. 김 전 장관 측은 "약자와의 동행이라는 철학을 꾸준히 실천해온 오 시장의 정치적 신념을 깊이 이해하는 뜻깊은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반탄파 약점으로 꼽히는 중도확장성을 고려해, 중도보수로 분류되는 오 시장과의 만남으로 외연을 확장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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