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질서 붕괴·군사 충돌 일어날 수 있어"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 설립자이자 '헤지펀드 대부'로 불리는 레이 달리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를 비롯한 경제 정책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을 경우 경기 침체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달리오는 13일(현지시간) 미 NBC방송의 '미트 더 프레스'(Meet The Press)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과 미국 부채 증가가 새로운 일방적 세계 질서를 초래하고 있다"며 "이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으면 경기 침체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우려된다"고 말했다.
달리오는 수입품 관세, 과도한 국가 부채, '기존 권력에 도전하는 신흥 강국'의 조합을 지적하며 "상당히 매우 파괴적인 변화"라고 했다. 특히 최근 미국의 부채가 지속 불가능하게 늘어나고 있다며 재정 적자를 국내총생산(GDP)의 3% 수준으로 줄일 것을 촉구했다. 그는 "그렇지 않으면 다른 문제와 동시에 부채에 대한 수요공급 문제를 겪게 될 것이고, 그 결과는 일반적인 경기 침체보다 더 심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달리오는 최근 미국 부채의 지속 불가능한 증가세와 미국 제조업의 쇠퇴 등 영향으로 미국이 필수품 생산을 다른 나라에 의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한 우려를 설명해달란 질문에는 "통화질서 붕괴, 우리가 알고 있는 정상적인 민주주의 방식이 아닌 내부 갈등, 세계 경제에 큰 혼란을 주는 국제 분쟁, 심지어 군사적 충돌이 될 수 있는 상황"을 우려한다고 답했다.
NBC에 따르면 브리지워터는 2008년의 금융 위기를 예견한 적이 있다. 금융 위기가 닥치기 전인 2007년 브리지워터는 "시스템에 내재한 위험이 상당히 크다"고 경고했고, 이후 "금융 시스템에 균열이 생길 때까지 금리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몇 달 뒤 경기 침체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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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오는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별 상호관세를 발표한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에서 투자자들이 관세에만 너무 좁게 집착하고 있다며 주요 통화와 정치, 지정학적 질서에서 발생하는 일생일대의 붕괴 상황에 충분히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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