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사 아픔·회복 담은 기록
“인권·환경 가치 세계에 알렸다”
제주4·3의 아픈 역사와 전후 한국의 녹색혁명을 기록한 두 자료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다. 한국의 세계기록유산은 이번 등재로 20건으로 늘었다.
국가유산청과 제주도는 11일 유네스코 집행이사회가 전날(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회의에서 '제주4·3기록물'과 '산림녹화 기록물'을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했다고 밝혔다.
제주4·3기록물은 1947년부터 1954년까지 이어진 무력 충돌과 국가폭력, 그리고 이를 극복해 온 지역사회와 시민사회의 기록이다. 군법회의 수형인 명부, 옥중 엽서, 희생자 증언, 진상규명 운동 자료, 정부 공식 보고서 등 총 1만4천673건의 자료가 포함됐다.
유네스코는 이 기록물이 "국가폭력의 진실을 밝히고, 사회적 화해를 이끌어낸 민주주의 실천의 사례"로서 보편적 가치를 지닌다고 평가했다.
같이 등재된 산림녹화 기록물은 6·25 전쟁으로 황폐해진 국토를 복구하고자 추진된 민관 합동 녹화 사업의 성과를 담고 있다. 산림계 규칙, 식목 포스터, 공문서, 우표, 홍보 사진 등 9,600여 건의 자료가 포함돼 있다.
국가유산청은 "산림녹화 기록은 개발도상국의 정책 모델이자, 기후위기 시대의 지구적 본보기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제주도민이 만들어낸 화해와 상생의 정신이 세계적 유산으로 자리잡았다"며 "앞으로도 4·3기록물은 평화와 인권 교육의 살아있는 자료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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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는 이번 등재로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2002), 세계자연유산(2007), 세계지질공원(2010), 인류무형문화유산(2009)에 이어 '유네스코 5관왕' 지자체가 됐다.
송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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