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단체장 민주 3·국민의힘 1·혁신 1곳 승리
부산교육감 '진보' 당선…혁신당, 첫 지자체장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를 이틀 앞두고 치러진 4.2 재·보궐 선거에서 야권 후보들이 대거 승리했다. 민심의 가늠자로 불리는 충청권에서는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국민의힘 후보를 큰 표 차이로 앞서 이겼고, 국민의힘은 '텃밭'인 부산·경남(PK)의 거제를 민주당에 뺏겼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을 거치며 윤 정권에 등을 돌린 민심이 그대로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부산시교육감 재선거에서는 김석준 민주당 후보(득표율 51.13%)가 '친윤계(친윤석열계)'인 정승윤 후보(40.19%)를 큰 표 차이로 따돌리고 당선됐다. 득표율 차이는 약 11%포인트다. 정 후보는 윤 대통령 대선 캠프를 거쳐 윤 정부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낸 인물로, 탄핵소추된 윤 대통령 지지 시위를 한 탄핵 반대론자다.
보수의 '텃밭'으로 불리는 경남에서도 거제시장 재선거에서 민주당 소속 변광용 후보가 56.75%를 득표해 박환기 국민의힘 후보(38.12%)를 큰 표 차이로 앞섰다.
각종 선거 때마다 민심의 척도로 여겨지는 충청권에서도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충남 아산시장 재선거에서는 오세현 민주당 후보가 57.5%의 득표율로 39.9%에 그친 전만권 국민의힘 후보를 눌렀다. 아산은 2022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됐다가 지난해 총선에서는 아산갑(복기왕)과 을(강훈식) 2곳 모두 민주당이 석권한 곳이다.
국민의힘은 자치단체장 재선거가 치러진 5곳 가운데 경북 김천 한 곳에서만 승리했다. 국민의힘 배낙호 후보가 51.86%를 득표해 무소속 이창재(26.98%), 민주당 황태성(17.46%)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김천은 2022년 지방선거와 지난해 4·10 총선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높은 득표율로 당선된 보수 강세 지역으로 평가받는다.
조국혁신당은 전남 담양군수 재선거에서 민주당을 제치며 창당 후 처음으로 지방자치단체장을 배출했다. 혁신당 소속 정철원 당선자는 51.82%를 득표해 이재종 민주당 후보(48.17%)를 누르고 담양군수가 됐다. 민주당으로서는 이재명 대표가 지난달 22일 이번 선거에서 유일하게 지원을 나선 곳이어서 '텃밭'에서 일격을 맞은 셈이 됐다.
광역의원 재보선이 치러진 8곳 가운데 국민의힘은 4곳(대구 달서, 인천 강화, 충남 당진, 경남 창원마산회원), 민주당은 3곳(대전 유성, 경기 성남분당, 경기 군포)에서 승리했다. 경북 성주는 무소속 후보가 단독 입후보해 무투표로 당선됐다.
기초의원 재보선이 치러진 9곳 중에서는 민주당이 6곳(서울 중랑·마포·동작, 전남 광양·담양, 경남 양산), 국민의힘이 2곳(경북 고령, 인천 강화)에서 승리했다. 전남 고흥은 무소속 후보가 당선됐다.
지금 뜨는 뉴스
이번 재·보궐 선거는 국회의원이나 광역단체장 선거가 없는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선거였다. 게다가 윤 대통령 탄핵 정국과 영남권 대형 산불 등 대형 사건·사고가 터진 영향으로 여야 모두 활발하게 선거 운동을 하지 않았다. 최종 투표율은 26.27%였다. 전체 유권자 462만908명 가운데 121만3772명이 투표했다.
문혜원 기자 hmoon3@asiae.co.kr
황서율 기자 chestnu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