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꾸미기·문고리닷컴 등 연이어 폐업 발생
엔데믹 이후 소비 패턴 변화·경쟁력 저하 원인
앞다퉈 출사표를 냈던 중소 인테리어 플랫폼들이 줄줄이 사라지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실내 인테리어·홈퍼니싱 붐을 타고 급성장했으나 엔데믹 이후 소비 트렌드가 바뀌고 자체 경쟁력마저 약화하면서 버텨내질 못하는 것이다. 경쟁력 있는 기업들 중심으로 시장 내 옥석 가리기가 진행되는 모습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인테리어 플랫폼 '집꾸미기'은 이달 말 운영을 종료한다. 2012년 출범해 1인 가구를 겨냥한 인테리어 팁과 가구·소품 판매로 '오늘의집'에 이어 업계 2위까지 성장했지만, 지속된 적자로 12년 만에 문을 닫는다. 1년여 전 집꾸미기를 인수한 의식주컴퍼니는 이를 통해 확보한 자원과 역량을 '런드리고 커머스' 성장에 집중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인테리어 자재 전문 온라인몰 '문고리닷컴'은 지난해 파산 선고를 받았다. 2002년 출범한 이 플랫폼은 2019년 태영그룹 지주사 티와이(TY)홀딩스에 인수됐지만, 매년 20억~40억원까지 늘어난 적자를 견디지 못했다. '하우스앱'도 2023년 2월 운영사 하우스미디어가 자금 유동성 악화로 협력사 정산 대금 지급 불가를 선언해 결국 서비스가 중단됐다.
중소 인테리어 플랫폼의 위기는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본격화됐다. 한때 우후죽순 생겨난 인테리어 플랫폼들은 코로나19 기간에 이동 제한으로 실내 공간 개선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성장했다. 하지만 엔데믹 전환과 함께 소비 중심이 다시 외식·여행으로 이동하면서 시장이 위축됐다. 김민정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소비 변화 외에도 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이케아 등과의 경쟁에서 밀리며 폐업이 가속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대형 이커머스와의 차별성 부족이 위기를 불렀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해당 플랫폼들이 제공하는 가구와 소품 등 주요 상품들은 이미 쿠팡, 11번가 같은 대형 온라인몰에서도 충분히 취급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방문할 이유가 줄어들면서 자연스럽게 경쟁력이 떨어졌다고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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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오늘의집, 아파트멘터리 등 소수의 플랫폼만이 살아남으며 업계가 자연스럽게 정리되고 있다. 업계 1위 자리를 공고히 한 오늘의집은 2023년 매출 240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31% 성장했다. 영업손실도 175억원으로, 전년(516억 원) 대비 절반 이상 줄이며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특히 지난해 11월 자체 가구 브랜드 '레이어'를 출시하며 차별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최호경 기자 hocan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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