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오락가락 관세 정책에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미 뉴욕증시가 일제히 하락 마감한 가운데, 7일 한국 증시도 숨 고르기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미 비농업 고용지표 발표를 앞둔 점도 투자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6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다우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27.51포인트(0.99%) 떨어진 4만2579.08에 장을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104.11포인트(1.78%) 하락한 5738.52에 장을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483.48포인트(2.61%) 급락한 1만8069.26으로 마감하면서 최근 고점 대비 10% 떨어졌다.
종목별로 보면 미국 완성차 업체인 제너럴 모터스(GM)가 2.64%, 포드는 0.41% 떨어졌다.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 중에선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가 5.74% 급락하며 지수 하락을 견인했다. AI 반도체 기업 마벨 테크놀로지 그룹은 전날 실적 발표에서 예상보다 적은 AI 관련 매출 성과를 공개해 19.81% 미끄러졌다. 브로드컴은 AI칩 수요 증가에 힘입어 호실적을 발표하며 장 마감 후 16% 가까이 상승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멕시코, 캐나다 수입품 중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의 적용을 받는 모든 상품에 대해 내달 2일까지 관세를 면제하는 내용을 담은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지난 4일 두 국가에 한 달 유예했던 25% 관세를 발효한 지 불과 이틀 만이다. 전날 멕시코, 캐나다산 자동차 관세를 한 달 면제한다고 밝혔는데 다시 하루 만에 면제 대상을 대부분 품목으로 확대했다.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관세 발 변동성 장세에 지친 투자자들은 이날 '빅 이벤트'인 비농업 고용 지표 발표를 앞두고 선제적으로 포지션 정리에 들어간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와 더불어 미국의 고용과 경기에 대한 둔화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 미국 증시의 약세를 심화시킨 배경"이라고 짚었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오락가락을 반복하는 미 정부의 무역 정책에 시장은 더욱 경계감을 표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한국 증시도 조정 장세가 예상된다. 이성훈 연구원은 "이날 한국 증시는 전날 기술주 중심의 미 증시 급락과 비농업 고용 지표 발표를 앞둔 경계감으로 숨 고르기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다만 브로드컴의 호실적은 반도체주에 대한 투자심리에 일부 완충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 뜨는 뉴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이날 밤 미 고용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기업 감원 이슈가 부각된 점도 증시에 부담"이라며 "업종 이슈를 점검하며 차분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