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본격 재개 선언
1위 사업군 초격차·개선 사업군 완전 정상화
투트랙 전략으로 성장 기틀 완성 목표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오는 8일 회장 취임 1주년을 맞아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내실을 다지는 '성장 본격 재개'를 선언했다.
5일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정 회장이 구상하는 성장 전략은 크게 '투 트랙'으로 나뉜다. 이마트와 스타벅스 등 시장을 선도하는 계열사들은 경쟁사가 넘볼 수 없는 초격차 시장 지배력을 목표로 도약을 꾀한다. e커머스와 건설 등 정 회장이 지난해 부실 요소를 덜어내는 데 주력했던 사업군은 올해 완전한 경영 정상화를 이뤄 확실한 성장 기틀을 완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마트, 점포 3곳 신설…'고객이 일부러 찾는 공간' 진화
정 회장은 지난달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이 보유했던 이마트 지분 10%를 매입했다. 이는 책임경영을 향한 의지와 실적 개선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준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올해 이마트는 지난달 문을 연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 마곡에 이어 상반기 이마트 푸드마켓 고덕점을 오픈한다. 하반기에는 인천에 트레이더스 구월 매장을 오픈할 예정이다. 최대 상권인 수도권에만 올해 3개의 매장을 선보이는 것이다.
트레이더스를 포함한 이마트 매장 수는 2020년 160개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해까지 감소해왔다. 정 회장을 비롯한 그룹 수뇌부는 효율적인 점포 운영을 위한 시스템 구축이 일단락됐다는 판단 아래 올해 다시 외형 성장을 재개한다. 지난해 7월 이마트와 통합한 기업형슈퍼마켓(SSM) 이마트에브리데이도 올해 20곳 이상의 프랜차이즈 매장을 열어 수익 확보에 나선다.
정 회장은 "경기가 좋지 않고 시장 상황이 혼란스러울수록 우리의 본업 경쟁력을 강화해 경쟁자가 넘볼 수 없는 압도적인 지배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마트는 2027년까지 신규 점포를 3곳 이상 추가로 열 계획이다. 또 신규 부지도 5곳 이상 확보해 점포 신설을 구상 중이다. 올해 2곳을 포함해 새로 여는 점포 상당수는 트레이더스로 구상 중이다. 2010년 첫선을 보인 트레이더스는 현재 23개 점포를 운영하며 국내 창고형 할인점 매장 수 1위를 달린다. 정 회장은 트레이더스가 경쟁사와의 격차를 벌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보고 이를 확장하는데 속도를 내기로 했다.
신세계그룹은 또 이마트를 비롯한 오프라인 매장을 '일부러 가고 싶은 접점 공간'으로 만드는 것을 핵심 목표로 정했다. 이를 위해 이마트는 푸드마켓 등 차별화 매장을 늘리기로 했다. 복합쇼핑몰 형태의 매장 리뉴얼을 통한 '몰 타입 전환'도 확대한다. 이를 추진하기 위해 이마트와 에브리데이, 트레이더스를 아우르는 통합매입으로 수익성을 강화하고, '고래잇템'과 '가격파격선언' 등 고객 혜택을 확대한 초저가 상품군을 늘릴 방침이다.
지난해 연 매출 3조원을 넘어선 스타벅스도 초격차 전략을 확대한다. 우선 올해 100곳 이상의 점포를 새로 연다. 스페셜 스토어도 확장해나갈 예정이다. 이는 제주, 의암호 등 수려한 풍광을 갖춘 명소에 여는 '더(THE) 매장'과 전통시장이나 고택 같은 이색 공간에 여는 '콘셉트 매장'으로 현재 전국에서 11개를 운영 중이다. 정 회장은 "한국만의 테마를 가진 '한국의 스타벅스'들이 '스타벅스의 한국'을 만들어 가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개선 필요 사업군 정비…유기적 협업으로 정상궤도 진입
정 회장은 지난해 회장 취임 이후 e커머스, 건설 등 부실 개선이 필요한 사업군을 정비하는 데도 힘을 쏟았다. 신세계건설 대표와 SSG닷컴, G마켓의 수장을 교체하고, 이른바 '사촌동맹'으로 불린 CJ그룹과의 협업을 통해 물류 경쟁력을 높인 사례가 대표적이다. 올해는 이들 사업이 다시 성장할 수 있는 기틀을 완성하는 '완전 정상화 원년'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우선 지난해 50억원 규모로 첫 연간 상각전영업이익(EBITDA) 흑자를 달성한 SSG닷컴은 수익성 개선과 물류 경쟁력 강화를 가속한다. 현재 CJ대한통운이 보유한 전국 700여개의 물류 인프라를 통해 배송 커버리지를 빠르게 넓히는 중이다. 지난해 12월 충청권에서 새벽배송을 시작한 뒤 지난달부터는 부산과 대구로 범위를 넓혔다.
G마켓은 알리바바인터내셔널과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해 글로벌 플랫폼과 시너지 창출에 나선다.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에 합작법인 설립에 대한 기업결합신고서가 제출된 상태로 공정위의 심사가 끝나고, 현물 출자에 대한 법원 인가를 마치면 JV 설립이 마무리될 예정이다.
해외 기업과 JV를 설립하고 물류 전문 기업과 전략적 협업을 택한 것은 신세계그룹이 격변하는 e커머스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한 선택이다. 정 회장은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려면 고정관념을 뒤집는 발상이 필요하다"며 "특히 외부와의 적극적인 협업은 시장의 흐름을 바꾸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세계건설은 지난달 상장 폐지 이후 이마트의 자회사로 편입한 것을 계기로 효율적인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하고 중장기 사업 포트폴리오 수립 전략을 보다 신속하게 추진할 계획이다.
이 밖에 편의점 이마트24는 '노브랜드'를 내세워 지난해 3, 4분기 영업손실이 개선된 흐름을 이어가겠다는 목표다. 이마트24의 노브랜드상품 도입점포는 올해 초 1000개를 돌파했다. 올해 말까지 노브랜드 점포를 2500개, 내년에는 4000개까지 확대해 전체 점포의 60% 이상에서 노브랜드 상품을 판매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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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그룹은 올해 성과 중심의 수시 인사 기조도 이어갈 방침이다. 정 회장은 "고객 만족이라는 그룹의 본질적 가치를 높이고 성장을 위한 가속 페달을 밟기 위해 신상필벌에 입각한 인사는 필수"라며 "변화와 도전으로 성과를 낸 조직 구성원에는 합당한 보상을 하며 계속 혁신을 독려하겠다"고 말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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