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우리은행, 상반기 채용 시작
점포 통폐합·디지털화 등으로 채용 인원 줄어들 것
'꿈의 직장'으로 꼽히는 은행권이 올해 상반기 신입직원 채용 문을 열었지만 채용 규모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거나 소폭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점포 수가 지속 감소하고 있는 데다 조직개편을 통한 조직 슬림화, 금융 디지털화로 인한 비대면 전환 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5일 은행권에 따르면 가장 먼저 채용 포문을 연 건 하나은행이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17일까지 상반기 신입 행원 채용 서류접수를 받는다. 채용 규모는 150명으로 지난해 상반기 채용 규모와 동일하다. 하나은행은 2023년 460명에서 2024년 400명으로 채용 규모가 소폭(60명) 줄었다.
이어 우리은행도 상반기 채용을 알렸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서류 접수를 진행한다. 채용 규모는 190명으로 지난해 상반기 180명보다 10명 늘었다. 우리은행은 2023년 500명을 뽑았지만 2024년에는 390명으로 22% 감소했다.
NH농협은행은 통상 상·하반기로 나눠 채용을 진행하지만, 올해 상반기는 채용을 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이례적으로 하반기 채용에서 올 상반기 채용인원을 포함한 580명의 신입 행원을 뽑아서다. 농협은행은 2021년 137명, 2022년 110명, 2023년 150명 등 100여명 수준으로 채용 규모를 유지해왔으나, 지난해 통상 채용 규모를 웃도는 규모로 신입직원을 뽑았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이례적으로 하반기에 상반기 채용까지 마무리했으나 앞으로도 이런 방식으로 계속 진행될지는 미지수"라며 "예외적으로 큰 규모를 채용한 만큼 올 상반기는 물론 하반기 채용도 미정"이라고 전했다.
이 밖에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아직 채용공고를 내지 않은 상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통상 상·하반기 채용으로 이뤄지긴 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규모나 시기에 관해서는 확인된 바 없다"고 전했다. 신한은행 역시 미정이다.
이에 올 상반기 5대 은행의 채용 규모는 500명을 밑돌 것으로 전망되면서, 연간 채용 규모 또한 예년 대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디지털 전환에 따른 점포 통폐합, 조직개편으로 인한 조직 슬림화 등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시중은행의 일반직 정규직원은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시중은행의 일반직 정규직원은 2018년 6만2924명, 2019년 6만1892명, 2020년 6만492명, 2021년 5만8189명, 2022년 5만5198명, 2023년 5만4808명, 2024년 5만7382명으로 감소했다. 2024년에 시중은행 일반직 정규직원이 전년 대비 늘어난 것은 2023년 채용시장의 특수한 사례로, 당시 금융당국의 지시로 상생 금융의 일환으로 일시적으로 채용 규모를 늘렸던 영향으로 풀이된다.
영업점 수가 꾸준히 줄어들고 있는 것도 채용 규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5대 은행의 영업점 수는 2023년 3927개에서 현재 3790개로 137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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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관계자는 "디지털 전환으로 채용인원이 줄어들었을 뿐 아니라 채용 분야도 디지털 및 전문분야는 늘었지만, 일반 행원은 줄어드는 추세"라며 "통상 상반기보다 하반기 채용 규모가 크지만 올해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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