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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칼럼]'유'에서 '유'로 대체하며 성장하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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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거' 아닌 '대체' 통해 삶 변화
기존보다 더 나은 것 찾는 과정
끊임없이 어울리는 것 찾아야

[MZ칼럼]'유'에서 '유'로 대체하며 성장하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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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시작되면서 사람들은 저마다 결심한다. 올해는 담배를 끊어야지, 올해는 운동이나 글쓰기를 시작해야지, 같은 결심들이 가득하다. 이러한 결심들은 주로 무언가를 ‘무(無)’에서 ‘유(有)’로 만들거나, ‘유’에서 ‘무’로 만드는 일처럼 보인다. 흡연 상태를 무로 바꾸거나, 운동하지 않는 상태를 운동하는 유의 상태로 바꾸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삶이란 ‘유’에서 ‘유’로 대체하는 일에 가깝다.


대체한다는 것은 무를 유로, 또는 유를 무로 바꾸는 게 아니다. 정확히 유를 다른 유로 바꾸는 것이다. 금연이라고 하면 흡연을 무로 바꾸는 것만 떠올리지만, 더 중요한 건 흡연을 다른 것으로 대체하는 일이다. 담배 생각이 날 때 운동을 하거나 모바일 게임을 할 수도 있다. 다른 자극으로 내가 원하던 자극을 대체해야 하는 것이다. 유를 무로 만들기는 불가능하거나 매우 어렵다. 유는 유로 대체해야 한다.


우리 일상은 대체할 수 있는 무수한 것들로 채워져 있다. 당장 오늘 먹은 콜라, 초콜릿, 바닐라라테 등은 모두 대체 가능한 것들이다. 만약 피로와 지방을 줄여 보다 나은 몸을 만들겠다면, 당장 이러한 당 위주의 식품들을 대체할 수 있다. 당이 생각나면 견과류를 먹고, 바닐라라테의 달콤함보다 아메리카노의 신맛을 즐겨볼 수 있다.


내 일상이 근본적으로 스트레스로 꽉 차 있다면, 내가 하는 일이나 맺는 관계를 살펴야 한다. 일을 그만두고 무로 바꾸면, 문제 해결은 되지 않고 회피만 한 셈이 돼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지금의 일을 어떻게 조금씩 다른 일로 바꿀 것인지를 필사적으로 생각해 봐야 한다. 조금씩, 가능한 한 범위 내에서 계속 대체할 방법들을 찾는 것이다. 조금 수월하게 할 방법, 조금 좋아지게 할 방법, 조금 달라지게 할 방법들을 찾아야 한다.


사람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관계를 다 없애 버리면, 인간은 외로움과 소외감에 비틀거린다. 필요한 건 사람이 없는 무의 상태라기보다는, 더 나은 사람이다. 세상에는 지금 내 주위에 있는 나쁜 관계가 아니라, 좋은 관계도 있다. 그러면 그 관계를 필사적으로 찾아 나서야 한다. 독서 모임이든, 운동모임이든, 종교 모임이든 더 나은 관계가 깊어질수록 나쁜 관계는 사라지며 대체가 이루어진다.


운동이 재미없다면 운동이 내 적성이 아니라고 안 할 게 아니라, 내 적성에 맞는 운동으로 대체해야 한다. 이러한 대체 작업은 단번에 되는 건 아니고, 매우 미세한 노력이 필요한 듯하다. 끊임없는 대체의 시도를 통해 내게 맞는 대체물들을 찾아가는 과정들이 이어진 끝에, 실은 내게 어울리는 '대체적인 삶'을 찾게 되는 것이다. 물론 그렇게 대체된 삶은 세월이 흘러가며 또다시 대체될 수도 있다.


특히 청춘은 이러한 대체의 가능성을 부지런히 실험해야 하는 시기다. 대략 이삼십대 시절, 부지런히 대체의 가능성을 찾다 보면, 내가 진실로 좋아하는 삶으로 가게 될 여지가 많아진다. 일상의 작은 한 조각부터 작은 대체들을 시도하는 게, 지금 생각하면, 내 삶의 가장 중요한 국면들을 이룬다. 대체할 시도와 결심이 곧 더 나은 삶을 자아낸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거나 유를 무로 되돌리는 것은 신의 몫이다. 인간은 유에서 유로 대체하며 조금씩 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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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우 변호사·문화평론가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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