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 두 번째 신제품 런칭쇼 개최
프레젠테이션, 질의응답 통해 '보안' 의식
"韓과 소통 강화할 것"… 시장 확대 의지
로봇 청소기 'S9 맥스V 울트라' 등 공개
중국 로봇청소기 업체 로보락이 최근 불거진 개인정보 보안 우려에 대해 "소비자들이 갖고 있는 우려 사항은 전혀 걱정할 게 없다"고 밝혔다. 다만 개인정보 지침 상 정보 유출 가능성에 대해선 문구 수정 등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댄 챔 로보락 아시아태평양 총괄은 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2025 로보락 론칭쇼’를 개최한 후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관련 우려에 대해 "최근 정책 관련한 피드백을 우리도 들었다"며 "정책에 대한 해석의 여지가 달리 있을 수 있겠다는 것을 우리도 인지하고 문구나 표현을 어떻게 수정하고 개선할지 가능성을 놓고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출시 행사는 로보락을 포함한 중국기업들의 개인정보 수집 등이 문제로 지적되는 상황에서 열렸다.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선 딥시크의 개인정보 통째 수집, 제3자 전송 문제가 불거진 이후 중국 기업들의 개인정보 공유 및 유포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다. 특히 로보락은 개인정보 처리방침에서 고객 정보를 계열사나 다른 서비스 업체와 공유할 수 있다고 명시한 것이 확인되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2021년 제정된 중국 데이터보안법은 정부가 국가 안보를 이유로 데이터를 수집할 경우 기업이 이에 협조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해당 지침에 따르면 다른 계열사에 개인정보를 전송할 여지가 열려 있는 것이다. 지난해에는 또 다른 중국 기업인 에코백스의 가정용 로봇청소기가 해킹된 사례가 알려지면서 보안 문제가 더욱 부각됐다.
앞선 론칭쇼 프레젠테이션 발표에서 로보락은 보안 문제를 의식한 듯 신제품에 보안을 강화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니콜 한 글로벌 제품 마케팅 총괄은 "개인정보 보호와 보안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며 "오늘 공개한 두 개 제품 모두 TUV 인증을 받았으며, 글로벌 인증기관 UL 솔루션즈의 사물인터넷(IoT) 보안 평가 최고 등급인 다이아몬드 등급을 획득했다"고 말했다. TUV 인증은 독일의 기술 검사 협회(TUV)에서 발급하는 안전·품질·보안 인증이다. 제품의 보안성이 글로벌 기준을 충족했다는 의미다.
장유정 로보락코리아 마케팅 매니저도 "로보락의 모든 로봇청소기는 고객 개인정보를 철저히 보호한다"며 "카메라는 하드웨어 및 앱 이중 잠금으로 보안을 강화했고, 모든 데이터는 암호화된다. 불필요한 정보는 외부로 전송되지 않으며, 기기 내에서 암호화된 상태로 보관되다가 자동 삭제된다"고 설명했다.

장 매니저는 이날 질의응답 후 기자들에게 "2020년 이후 출시된 제품에 대해서는 모두 미국 인터널(지사)에서 관리하고 있다"며 "그곳에서 관리되는 정보도 미국 내에서만 취급되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조만간 입장을 정리해 전달드리겠다"고 밝혔다.
로보락은 이날 론칭쇼에서 신제품 ‘S9 맥스V 울트라’와 ‘S9 맥스V 슬림’을 공개했다. 이날 론칭쇼에는 댄 총괄과 한 총괄 등 주요 임원이 참석해 올해 신제품 라인업과 국내 시장 전략을 발표했다. 권강 로보락 최고경영자(CEO)는 영상 축사를 통해 "그동안 소비자분들이 보내주신 관심과 성원에 힘입어 꾸준히 시장을 선도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로보락은 세계적인 기술력과 뛰어난 품질로 소비자들의 삶을 한층 편리하게 만들고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댄 총괄은 "우리의 영향력이 계속해서 확장되고 있다"며 "매출 기준 로보락이 전세계 1위 로봇 진공 청소기 브랜드가 됐다. 한국에서도 여러분 덕에 시장 선두주자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날 질의응답에서도 국내 시장에서 로보락을 맹추격하고 있는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업체에 대해 "건강한 기업 환경을 조성하려면 능력있는 플레이어가 있어야 한다"며 "소비자에게 인정을 잘 받고 있고 이 자리에서 강력한 플레이어라는 질문 받는 것 자체가 지난 몇 년 간 잘 해왔구나 뿌듯하게 생각한다"고 긍정했다.
로보락은 한국 시장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이날 론칭쇼에도 수백명의 업계 관계자 및 인플루언서, 취재진 등이 참석했다. 댄 총괄은 "기자들과의 세션을 마련한 것도 직접적으로 여러분과 소통하고 싶기 때문"이라며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고 소통의 기회를 더 넓혀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로보락이 국내에서 신제품 론칭쇼를 여는 것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지난해 4월에는 플래그십 모델 ‘로보락 S8 맥스V 울트라’를 공개했으며 댄 총괄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직접 한국을 찾았다. 로보락은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한국 시장 공세를 더욱 강화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로보락은 한국 진출 2년 만인 2022년 시장 점유율 25%를 기록하며 한국 로봇청소기 시장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상반기 점유율은 46.5%로 증가했다. 특히 150만원 이상의 프리미엄 라인 점유율은 65.7%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 매출 규모는 2021년 480억원, 2022년 1000억원, 2023년 2000억원으로 급증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집계에 따르면 회사 전체 매출(지난해 상반기 8060억원)에서 한국(1420억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1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공개된 신제품 두 가지는 기존 모델 대비 청소 기능과 내비게이션 시스템, 본체 및 도크(정박) 기능이 향상됐다. 두께 7.98cm로 역대 로보락 제품 중 가장 슬림한 디자인이며, 로보락 최초로 ‘리트랙트센스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탑재해 센서 높이를 자동 조정함으로써 좁은 공간을 쉽게 통과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S9 맥스V 울트라는 오는 21일부터, S9 맥스V 슬림은 23일부터 정식 판매된다. 오는 2월 28일까지 일반형 기준 각각 159만원, 144만원으로 정가 대비 평균 14%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