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그 자체로 책 전체 내용을 함축하는 문장이 있는가 하면, 단숨에 독자의 마음에 가닿아 책과의 접점을 만드는 문장이 있습니다. 책에서 그런 유의미한 문장을 발췌해 소개합니다.
“나는 이 책의 전작 '일류의 조건'에서 ‘흉내 내어 훔치는 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단지 업무 능력이 뛰어난 사람에서 한발 더 나아가 일류 경영자가 되기 위해 ‘훔치는 힘’을 갖추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그것은 필요조건일 뿐 충분조건이 되지는 못한다. 충분조건이 충족되려면 ‘훔치는 힘’에 더해 ‘각색하고 응용하는 힘’이 갖춰져야 한다."
저자는 ‘각색하고 응용하는 힘’의 대표적인 예로 위대한 건축물로 꼽히는 안도 다다오의 작품 빛의 교회를 소개한다. 안도 다다오가 스위스 출신 건축가 르코르뷔지에의 롱샹성당의 독특함에 매료돼 '건축물 내부에 빛의 공간을 만드는 것'에 천착해 오랜 사유 끝에 오사카에 빛이 교회를 세웠다는 이야기다. 이외에 '이미지화하는 힘' '낭비를 없애는 힘' '매뉴얼을 훔치는 힘' '여백을 만드는 힘' 등을 소개한다.
안도 다다오는 스위스의 롱샹성당을 처음 마주했을 때 빛의 장엄한 드라마를 발견한다. 롱샹성당은 유명한 건축가 르코르뷔지에(Le Corbusier, 1887~1965)가 설계한 건축물이다. 다다오는 ‘건축물 내부에 빛의 공간을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라는 주제를 정해 일본 도시 오사카의 교외에 빛의 교회를 설계하고 건축했다. 이는 1989년의 일로, 그가 롱샹성당에서 영감을 얻은 결과였다. 빛의 교회는 어두운 예배당 안에 빛의 십자가가 우뚝 서 있는 콘셉트의 매력적인 건축물이다. 르코르뷔지에의 스타일을 모방해 탄생했으나 그만의 창조성이 살아 있다. 주제 면에서 두 건축물은 일맥상통한다. “제가 르코르뷔지에의 롱샹성당에서 배운 것은 형태가 아닌 ‘빛’의 문제였습니다. 빛을 어떻게 이해하고 활용하는가에 따라 새로운 차원의 건축이 가능할 수 있다는 발견이었지요.” ‘빛을 이해하고 활용하면 새로운 건축이 가능하다’라는 개념을 안도 다다오는 르코르뷔지에에게 배웠다. ‘빛의 드라마’라는 주제 면에서 두 사람의 건축물은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그게 다가 아니다. 다다오가 설계하고 건축한 빛의 교회는 여러 면에서 르코르뷔지에의 롱샹성당과는 다른 콘셉트를 내세운다. 이 책에서 강조하고 싶은 ‘각색하고 응용하는 힘’이다. 주제를 모방하고 훔쳐 와도 그것을 자기 신체와 감각을 동원하여 표현하면 변형과 응용이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안도 다다오는 건축에 변형과 응용의 힘을 활용한다. <36~37쪽>
『도요타식 개선력』은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자동차 제조업체 도요타가 생산 원가를 낮추는 일을 목표로 잘못된 점을 고치고 부족한 점을 보완해온 과정을 소개한다. 도요타 생산 방식의 핵심은 현장에서 발견되는 문제를 신속하게 해결하고 효율적으로 일하는 방식으로 바꾸는 데 있다. 낭비 원인을 제거하고 생산 시스템을 개선한 뒤 다시 현장에 나가 보면 그때까지 눈에 띄지 않던 또 다른 낭비 요소와 문제점이 발견된다. 그때마다 변화된 상황에 맞는 새로운 기준을 세워 낭비를 막고 문제를 해결한다. 이것이 도요타식 개선법이다. 개선이 이루어진 내용을 고정화하거나 단속적인 것으로 받아들이면 일시적인 개선으로 끝나기 마련이다. 그러나 도요타식 개선 방법을 적용하면 낭비 요소와 개선할 점은 무한히 생겨난다. “낭비는 매번 다른 형태로 나타난다. 낭비는 생명체처럼 진화한다.” 『도요타식 개선력』의 내용 일부를 인용한 글이다. 도요타는 낭비를 줄이거나 없애도 형태를 바꿔 발생하는 낭비 원인을 발견하고 개선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시스템을 생산에 적용함으로써 효율적인 공정과 쾌적한 작업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도요타식 개선법이다. 개선改善, improvement의 일본어 발음 ‘카이젠’이 로마자로 명명되어 전 세계에 알려지고 응용된 방식이 도요타의 ‘KAIZEN’이다. <59~60쪽>
업무 우선순위를 정하는 일은 중요하다. 업무 중에는 피곤해도 할 수 있는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이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가 스티븐 킹은 『유혹하는 글쓰기』를 펴냈다. 이 책에서 그는 자신이 일하는 방식을 들려준다. 오전 중에 그는 다른 일을 배제한 채 집필에만 몰두한다. 오후가 되면 편지를 쓰거나 사람을 만나고, 저녁 시간에는 휴식을 즐긴다. 하루 중 오전에만 일하는 셈이다. 작가의 일 중에서 피곤해도 할 수 있는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은 무엇일까? 책 읽기는 피곤해도 할 수 있지만, 글쓰기는 지친 상태에서 하기 어렵다. 작가가 글쓰기를 위한 열정과 에너지가 발휘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는 일이 중요한 것은 그래서다.모든 사람이 스티븐 킹처럼 아침형 인간이 될 필요는 없다. 아침 시간보다 저녁 시간에 글이 잘 풀리는 작가도 많다. 무슨 일을 하든 열정과 에너지가 발휘되는 시간이 한밤중인 사람은 그 시간에 일하면 된다. 스티븐 킹은 글쓰기 할 때 방해받지 않기 위해 문을 걸어 잠근다. 전화선도 빼놓는다. 접촉 가능성을 차단한 채 조용한 음악을 튼다. 자기 세계로 빠져들기 위해서다. 내면으로 자신을 몰아가다 보면 아이디어가 쏟아져 나온다. 킹은 날마다 이 방법을 적용해 글을 쓴다. 그는 『리타 헤이워드와 쇼생크 탈출』, 『그린마일』, 『미저리』, 『샤이닝』 등 셀 수 없이 많은 위대한 작품을 남겼다. “만약 당신이 작가가 되기를 꿈꾼다면 날마다 책상 앞에 앉아라.” 작가 우노치요가 들려주는 조언이다. 당장 무엇을 쓸 것인가 보다 책상 앞에 앉는 것이 중요하다. 스티븐 킹이 ‘반드시 문 잠그는 시간을 만든다’라고 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254~255쪽>
일류 경영자의 조건 | 사이토 다카시 지음 | 김수경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80쪽 | 1만9500원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시화공단 현장 르포 '쿵' 하는 소리를 내며 작동하는 육중한 프레스 기계. 쉴 새 없이 움직이는 이 대형 설비 앞에서 재빠른 몸놀림으로 작업 중인 신송남씨는 단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 옆 사람의 말소리마저 집어삼킬 만큼 커다란 굉음을 내뿜으며 엘리베이터에 들어가는 부품을 찍어내는 이 설비 앞에서 방심은 곧 대형 사고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지난 12일 찾아간 경기도 시화공단 내 정일산업 공장에서 처음 마주한
법정 정년 이후 고용문제는 단순히 60세 이상에만 그치지 않는다. 기대수명 연장으로 고령화 추세가 이어지면서 직업을 가진 70세 이상 고령 근로자도 뚜렷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때 생계형 임시·일용직 중심이던 고령자 일자리는 점차 상용직과 전문직으로 옮겨가고 있다. 단순한 노인 일자리 확대를 넘어 고령 인력을 안정적으로 활용하는 구조로 이행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정년을 연장하는
지난 12일 경북 구미시 LIG넥스원 구미 하우스에서 만난 조강현 수석매니저는 흡사 군(軍) 지휘관의 눈빛을 하고 있었다. L3동 2층 TMMR 생산공장에서 근무하는 200여명의 직원 한 명 한 명을 그는 매의 눈으로 지켜봤다. 그리고 핵심만 짚은 조언이 이어졌다. 그는 "통신 장비개발에만 있다 보니 라인별 생산공정에서 잘못된 점이 한눈에 보인다"며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을 매일 고민 중"이라고 했다. 군 지휘관처럼 생산 현
'쿵' 하는 소리를 내며 작동하는 육중한 프레스 기계. 쉴 새 없이 움직이는 이 대형 설비 앞에서 재빠른 몸놀림으로 작업 중인 신송남씨는 단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 옆 사람의 말소리마저 집어삼킬 만큼 커다란 굉음을 내뿜으며 엘리베이터에 들어가는 부품을 찍어내는 이 설비 앞에서 방심은 곧 대형 사고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지난 12일 찾아간 경기도 시화공단 내 정일산업 공장에서 처음 마주한 장면은 소음 탓에 귀
기업들은 정년을 65세까지 연장하는 제도 자체보다 이를 누가, 어떻게 시행할지에 더 큰 관심을 보였다. 대부분의 기업은 정부가 제도의 큰 틀만 설계하고, 실제 시행 여부는 기업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획일적 적용보다는 각 조직의 여건을 고려한 유연한 도입 방식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실제 조사에서 응답 기업의 59.4%는 정년연장 제도를 정부가 설계하더라도 시행 여부는 기업 자율에 맡겨야
미국 서부 최대 경제 중심지인 캘리포니아에서 미국으로부터의 분리 독립 운동이 본격화되고 있다. 소위 '캘렉시트(Calexit)'로 불리는 이 움직임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2기 집권과 관세 전쟁에 따른 경제적 피해가 직접적인 계기가 된 것으로 분석된다. 캘리포니아 내에서는 분리독립을 위한 주민투표 절차가 이미 시작됐다. 현재 주 내에서 서명 운동이 진행 중이며, 오는 7월 말까지 54만 명의 청원 서명을 모으면 분리 독립
이정현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이 5월 14일 오후 4시, 아시아경제 유튜브 'AK라디오'에 출연했다. 이 위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당을 위해서, 선거에 도움이 된다면 스스로 결단해줘야 한다"며 "한동훈 전 대표도 당장 선대위에 들어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1시간 동안 진행된 인터뷰 내내 이 위원장은 특유의 열정적인 목소리로 자기 생각을 밝혔다. 인터뷰 핵심 내용을 요약했다. 대선 전체 판도를 어떻게 보나.투표가 임박
대통령 선거 투표일이 20일 남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김문수 국민의힘·이준석 개혁신당 등 주요 후보들은 대구·경북과 부산·경남을 훑는 것으로 선거 운동을 본격화했다. 대선전 초반 여론 흐름을 어떻게 봐야 할까. 여론조사 전문가인 윤희웅 오피니언즈 대표에게 물었다. 윤 대표와의 인터뷰는 5월 14일 오전 9시, 서울 중구 초동에 있는 아시아경제 유튜브 채널 'AK라디오' 스튜디오에서 진행됐다. 이재명 후보 지지율
중국에서 최근 원산지를 세탁해 주는 불법 중개업체들이 역대급 호황을 맞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정부가 중국 제품에 부과한 관세가 총합 145%로 치솟으면서 중국 수출업체들이 이를 회피할 방법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외신들에 따르면 중국 SNS에서는 현재 제3국 경유 원산지 세탁 방식을 홍보하는 물류 중개업체들의 게시글과 영상이 급증하고 있다. 이들 광고는 말레이시아나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국가로 원산지를
캐나다 서부 앨버타주가 캐나다 연방에서의 분리독립 가능성을 공식 언급하면서 북미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캐나다 합병 발언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앨버타주의 이번 발표는 단순한 위협이 아닌 실현 가능한 시나리오로 부상하고 있다. 데니얼 스미스 앨버타 주총리는 지난 6일(현지시간) 캐나다 연방정부를 향해 강경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는 "중앙정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