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도공사( 코레일)가 국제 철도안전평가에서 글로벌 최고 수준의 안전성을 입증했다. 급변하는 철도환경에서 업무 전반에 디지털 기반의 첨단기술을 확대 적용한 것이 안전관리 체계 강화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10일 코레일은 국제철도연맹(UIC)의 안전연차보고서(2022년)에서 종합안전지표 1등급을 받았다고 밝혔다. 보고서에서 독일과 프랑스가 2등급으로 분류된 것을 고려하면, 한국의 철도 안전 수준이 유럽의 철도 선진국을 앞섰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UIC는 세계 83개국 216개 기관이 활동하는 국제기구다.
한국은 최근 5년 유럽연합철도청(ERA)이 27개 국가의 철도 안전 수준을 분석하는 철도 사고율에서도 전체 1~2위를 지속해 유지하고 있다. 실례로 2021년 기준 열차 주행거리 1억㎞ 이상 유럽국가의 사고율 평균은 100만㎞당 0.197이지만, 코레일의 사고율은 0.03에 그쳐 글로벌 지표상 한국의 철도 사고율이 유럽보다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수치상 국내 철도 안전 수준이 해마다 향상된 점도 눈여겨볼 지점이다. 코레일은 지난해 철도 사고와 장애를 전년 대비 15.8% 줄여 역대 최저수준의 장애 건수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2015년 이후 지난 10년간 장애 건수는 연평균 9.4% 줄어 철도 분야 안전 환경이 지속해서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다.
이 같은 성과는 국내 열차 운행 속도가 점차 빨라지고, 신규 노선이 속속 개통하는 상황에서 얻은 결실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철도 환경변화가 커질수록 이를 뒷받침할 안전 관리체계의 중요성도 높아진다는 맥락에서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5월 최대 속도 320㎞의 최신형 고속열차 ‘KTX-청룡’이 운행을 시작했고, 2020년 이후 개통된 노선은 26개에 이른다.
이에 맞춰 코레일은 디지털 기반의 철도 안전 강화를 지속해서 추진했다. 우선 코레일은 전국 주요 노선 7곳에 열차와 선로를 감시하는 영상감시센터를 구축, 16개 주요 역에 87명의 인력을 투입해 열차 운행 중에 발생하는 돌발적 상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해 대응하고 있다.
또 열차 운행 때 선로 상황을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실시간 진로 모니터링 시스템'을 신규로 구축해 운용하고 있다. 이는 도로 표면에 색을 입혀 차량의 진로를 표시하는 차량 유도선과 같은 개념으로, 철도차량이 앞으로 주행할 선로를 미리 표시해 둠으로써 육안으로는 물론, 전자적으로 선로 진입에 도움을 받을 수 있게 한다.
특히 코레일은 디지털 기반의 유지보수 체계를 구축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 열차가 승객을 태우고 선로 위를 운행하는 동안 각종 부품과 시설물의 상태를 실시간 진단해 유지보수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영업 열차 차상검측’ 시스템 도입을 추진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여기에 사물인터넷(IoT) 센서가 열차의 속도와 부품의 이상 여부, 레일 온도, 선로전환기 동작 상태 등 각종 유지보수 데이터를 실시간 수집한 후 이를 기반으로 차량을 정비하는 상태기반 유지보수 기술을 현장에 적용함으로써 철도 환경에 안전과 효율 극대화를 도모하는 것이 코레일의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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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일 관계자는 "UIC의 안전연차보고서에서 안전지표 1등급을 받은 것은 한국 철도의 안전성이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올라선 것을 입증한 결과물"이라며 "코레일은 앞으로도 디지털 기반의 첨단기술을 업무 전반으로 확대, 국민 눈높이에 맞는 안전한 철도환경을 구축해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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