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미국 정부효율부(DOGE)가 최근 사고가 잇따랐던 항공관제 시스템도 개선에 나선다. 그러나 우주기업 스페이스X를 운영하는 머스크 CEO가 주무부처인 미연방항공청(FAA)을 들여다보는 것에 대해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머스크 CEO는 5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원을 받아 DOGE 팀은 항공 교통 관제 시스템에 대한 신속한 안전 업그레이드를 목표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며칠 전만 해도 FAA의 주요 항공기 안전 통지 시스템이 몇시간 동안 고장 났었다!"고 썼다.
숀 더피 교통부 장관도 X에 머스크 CEO와 대화를 나누었다며 "정부효율부가 우리 항공 시스템 개선을 돕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머스크 CEO와 정부효율부가 관제 시스템 개선에 어떤 역할을 할지, 어떤 부분을 조사할지 등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앞서 지난 1일 조종사들에게 실시간으로 운항 관련 안전 공지를 보내는 노탐(NOTAM) 전산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했다. 비상 시스템이 작동해 항공기 지연 등의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2023년 1월에도 노탐 전산시스템 가동 중단으로 미국 내 항공기 1만1000여편의 운항이 취소, 지연되는 항공 대란이 발생했다.
최근 미국에서는 연이어 항공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달 29일 워싱턴DC 인근 로널드 레이건 공항 근처에서 여객기와 군용 블랙호크 헬리콥터가 충돌해 모두 강에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총 67명이 사망했다. 해당 사고 후 관제 부실 문제가 지적됐다. 관제사의 실수가 있었을 수 있다는 관측과 관제 인력 부족 문제 등 항공 안전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고 원인이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정책 탓이라고 주장했다. DEI 정책으로 업무능력이 떨어지는 인력이 FAA에 채용됐다는 것이다.
지난달 31일엔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의료 수송용 소형 여객기가 쇼핑몰 근처에서 추락해 7명이 사망했다.
정부효율부 수장인 머스크 CEO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정부 인력 축소와 지출 삭감을 주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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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우주기업 스페이스X를 이끄는 만큼 스페이스X 우주선 발사 허가를 담당하는 FAA에 관여하는 것은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고 미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지적했다. 머스크 CEO는 지난해 FAA가 스페이스X의 우주선 발사를 빨리 승인하지 않자 '규제 권한 초과'를 주장하며 FAA를 고소하겠다고 위협한 바 있다. 또 악시오스는 정부효율부는 인력과 지출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추는데, 항공관제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이는 공적 안전과 관련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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