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6차 탄핵심판 변론
곽종근 "국회 철수는 내 판단"
尹 "계엄해제 직후 철수 지시" 주장과 배치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의사당에서 '끌어내라'라고 한 대상이 당시 상황을 전반적으로 고려하면 국회의원이 맞다고 밝혔다. 또한 윤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장관으로부터 국회에 투입된 병력에 대한 철수 지시를 받은 적도 없다고 증언했다. 홍장원 전 국정원 제1차장 증언에 이어 윤 대통령 측의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진술이 나온 것이다. 윤 대통령은 곽 전 사령관이 진술하는 내내 여러 번 눈을 감고 생각에 잠긴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곽종근 "대통령이 끌어내라고 한 것은 국회의원"…일부 발언 정정하기도
곽 전 사령관은 6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6차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해 '윤 대통령이 당시 데리고 나오라고 지시한 대상이 국회의원이 맞냐'라는 국회 대리인단의 질문에 "정확히 맞다"고 답변했다. 이어 국회 측에서 곽 전 사령관의 검찰 신문조서를 읽으면서 "윤 대통령이 직접 비화폰으로 전화를 걸어 '아직 국회 내 의결 정족수가 안 채워진 것 같다. 빨리 들어가서 의사당 사람들을 데리고 나와라'라고 말한 것으로 기재돼 있다. 증인이 진술한 게 사실인가"라고 묻자 곽 전 사령관은 "그렇다"고 밝혔다.
또한 곽 전 사령관은 “당시 707특수임무단 인원이 국회 본관으로 가서 정문 앞에서 대치하는 상황이었고, 본관 건물 안쪽으로 인원이 안 들어간 상태였다”면서 “그 상태에서 전화를 받았기 때문에 (윤 대통령이) 말씀하신 부분들, 의결 정족수 문제와 안에 있는 인원들을 끌어내라는 부분이 본관 안에 작전 요원이 없었기 때문에 당연히 국회의원이라 생각하고 이해했다”고 부연했다.
다만 곽 전 사령관은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한 정형식 헌법재판관의 집중 신문 과정에서 발언 일부를 정정하는 모습도 보였다. 곽 전 사령관은 정 재판관이 “국회의원이라는 말은 안 했나, 들은 기억이 없나”라고 묻는 말에 “전화로 들었던 표현은 안에 있는 인원을 밖으로 끄집어내라. 이렇게 들었다”고 답했다. 정 재판관은 신문 과정에서 "증인의 생각이나 해석 이런 것 다 빼고 오로지 들은 얘기, 들은 얘기가 정확하지 않다면 정확하지 않다고 말해달라“고 곽 전 사령관에게 당부하기도 했다.
곽종근 "대통령과 김용현에게 국회 병력 철수 지시받은 적 없다"
곽 전 사령관은 윤 대통령이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병력 철수 지시를 받은 적이 없고, 자신의 판단으로 철수를 지시했다고도 증언했다. 이는 윤 대통령의 주장과 배치되는 증언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4차 변론기일 "계엄 해제 요구 결의가 나오자마자 곧바로 철수를 지시했다"고 말했다.
곽 전 사령관은 "상황이 종료된 이후 특전사 병력이 국회에서 철수했는데 증인 판단으로 철수를 지시했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이나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지시받은 적 있느냐"는 질문에 "철수 지시는 받지 않았고, (제가) 김 전 장관에게 국회와 선관위 등에 대한 임무를 중지하고 철수하겠다고 말씀드리고 나서 철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김 전 장관이 저한테 어떻게 하냐고 물어봐서 제가 국회와 선거관리위원회, 민주당사, 여론조사 꽃 임무 정지하고 철수하겠다고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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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두시간 동안 증언한 곽 전 사령관은 앞선 탄핵심판 변론에서 줄곧 진술 거부권을 행사한 이진우, 여인형 등 두 명의 사령관과 달리 모든 질문에 적극적으로 답변했다. 그는 계엄 선포 당일 국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청사에 투입된 특전사 부대원들을 지휘한 총책임자로 검찰로부터 구속기소 됐다. 김현태 707특수임무단장과 1공수특전여단장에게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라' 지시한 혐의도 포함돼 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곽민재 기자 mjkwak@asiae.co.kr
염다연 기자 allsal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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