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MBC 교묘한 말장난…故 오요안나 조사 발뺌 용납 안돼"

"동료 사망에 부고도 안 내"
"정치적 음모라며 '입틀막'"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고(故) 오요안나 씨 죽음과 관련해 MBC가 직장 내 괴롭힘 등 진상조사는 하지 않고 교묘한 말장난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9월 숨진 기상캐스터 오요안나. 오요안나 인스타그램 캡처

유 전 의원은 지난달 3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MBC가 故 오요안나 씨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 의혹' 사건을 대하는 입장과 태도는 매우 실망스럽고 비난받아 마땅하다"며 "지난해 9월 고인의 죽음 이후 자체 진상조사를 하려는 노력을 전혀 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의혹이 보도된 이후에도 반성도 사과도 없다"고 질타했다.

"고인의 핸드폰에서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는 유서, 녹음, 카톡 대화 등이 발견된 즉시 MBC는 진솔한 반성과 사과를 하고 자체 진상조사에 착수했어야 마땅한 일 아닌가"라며 "MBC 뉴스에 나와 대중들에게 날씨를 전해오던 동료가 극단적 선택을 했는데 부고도, 기사 한 줄도 없고 자체 진상조사도 하지 않았다는 게 과연 있을 수 있는 일인가"라고 반문했다.

또한 MBC가 정치적 음모로 몰아가려 한다고 꼬집었다. "이 문제를 'MBC 흔들기' 차원에서 접근하는 세력들의 준동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는 MBC 측의 입장문에 대해서는 "기가 막힌다"고 표현하며 "진실을 밝혀 회사와 가해자가 책임져야 할 일을 정치적 음모, MBC 흔들기라며 '입틀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MBC는 '고인의 생전 대화나 업무명세 등 확인을 거쳤다. 고인의 명예를 위해 반론 등 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고 했다는데 조사 착수도 안 했다면서 무슨 조사를 어떻게 했다는 말인지, 고인의 명예를 위해 고인에게 불리한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봐주고 있다는 말이냐"고 따지면서 "이처럼 아주 교묘한 말장난으로 2차 가해를 하고 진실 은폐, 면피, 위선과 이중성을 보이는 MBC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MBC의 수많은 보도는 다 무엇이었나? 이러고도 MBC 스스로 진실을 보도하는 방송이라고 자부할 수 있는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라"며 "더도 말고 MBC 방송에서 준엄하게 들이대던 '직장 내 괴롭힘' 잣대를 스스로에게 대보라. 노동시장의 문제를 보도하기 전에 MBC 스스로 자신을 돌아보고 문제를 고치기를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앱,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