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계약보단 경쟁 선호" 입찰조건 완화하자
삼성물산 vs GS건설 경쟁구도 형성
'잠실 선점'에 사활…한남4 이어 치열한 수주전 예고
"현장설명회에는 6개 건설사가 왔지만 실제 움직임이 활발한 곳은 삼성물산, GS건설 두 곳이에요. 대형 건설사가 맞붙어 아파트 가치를 높여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큽니다." (잠실우성 1·2·3차 주민)
서울 송파구 잠실우성 1·2·3차 재건축 단지가 새로운 시공권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오는 18일 시공사 선정을 앞둔 한남4구역에 이어 치열한 수주전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해 건설사의 선별 수주로 강남권에서도 수의계약이 속출했던 것과는 다른 분위기다.
‘1.7조’ 잠실우성 "수의계약보단 경쟁 원해"
1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오는 3월 예정된 잠실우성 2차 시공사 입찰은 GS건설과 삼성물산 2파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9월 첫 공고에는 GS건설만 단독 입찰해 유찰됐다.
이후 삼성물산이 수주 의지를 적극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말 단지 인근 버스 정류장에 래미안 광고를 하면서 사실상 참여를 공식화한 상황이다. 정비사업 수주를 다시 확대하고 있는 삼성물산은 상급지 중 하나로 꼽히는 잠실에서 래미안 브랜드를 확대할 좋은 기회로 보고 있다.
잠실·성수 일대를 핵심 사업지로 꼽은 GS건설도 이번 수주가 강남권 상급지 진출을 공고히 할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경기가 침체하고 있지만 일감을 무작정 줄일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수익이 담보되는 알짜 입지는 경쟁이 더 치열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조합, 건설사에 러브콜 "공사비 올리고 책임준공확약 조건 완화"
특히 조합이 입찰 조건을 풀면서 경쟁 구도가 형성되는 모습이다. 잠실우성 재건축 조합은 2차 입찰공고를 하며 평당 공사비를 880만원에서 920만원으로 올렸다. 총공사비는 1조6198억여원에서 1조6934억여원으로 높였다. 공사비를 늘리면 조합원 부담은 커질 수 있지만 건설사 수익은 올라간다. 조합 관계자는 "주변 단지 공사비 등을 고려해 공사비를 높여 잡았다"며 "더 많은 건설사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책임준공확약서 조건도 일부 완화했다. 한 조합원은 "1차 유찰 후 이대로 수의계약으로 갈지, 입찰 조건을 완화해 경쟁을 붙일지 주민들도 고민이 많았다"며 "대의원회 투표 결과 경쟁에 부치자는 결론이 났는데, 불과 3표 차이로 의견이 갈렸다"고 말했다. 조합 관계자는 "책임준공확약서를 받더라도, 구체적인 내용을 시공사가 입찰제안서에 넣는 것으로 조건을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강남과 가까운 잠실, 바로 앞엔 대형 개발호재"
이 단지는 잠실권역 재건축 추진 단지 중에서 입지가 가장 좋다는 평가를 받는 곳 중 하나다. 지하철 2·9호선 종합운동장역에서 도보 2분 거리인 역세권인 데다 탄천 다리만 건너면 바로 강남 삼성·대치동과 연결된다.
인근에 정신여중·고등학교가 있어 유흥시설이 입점하지 못해 동네가 차분하고 살기 좋다는 평가도 나온다. 단지 바로 앞 잠실종합운동장은 잠실 스포츠·마이스(MICE) 복합단지로 탈바꿈하는 등 대형 개발호재도 있다.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재건축 사업성이 더 높은 올림픽선수기자촌을 팔고 잠실 우성을 매매한 사람도 있었다"며 "인근 개발 호재에 탄천 정비까지 이뤄지면 이 일대 가치도 크게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송파구 잠실동 101-1 일대에 있는 잠실우성 1·2·3차는 재건축을 통해 최고 49층, 총 2680가구로 재탄생할 전망이다. 지난 3일 현장설명회에는 삼성물산·GS건설·현대건설·대우건설·금호건설·진흥기업 등 6개 건설사가 참여했다. 오는 3월4일 입찰 마감되며, 4월 조합 총회를 통해 시공사를 선정한다.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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