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ISM 서비스업 PMI 54.1
서비스업 가격 지수, 2년 만에 최고
인플레 우려에 국채 금리 10년물 4.7% 위협
미국의 서비스업 경기가 예상을 뛰어넘는 강세를 지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견조한 미 경제로 최근 소폭 반등한 인플레이션 우려가 재점화되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상반기 기준금리를 동결할 수 있다는 관측이 확산되고 있다. 미 국채 금리는 10년물 기준 4.7%에 근접해 8개월여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고, 뉴욕증시에서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1.11%, 1.89% 급락했다.
7일(현지시간) 미 공급관리협회(ISM)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4.1을 기록했다. 전월(52.1)은 물론 전문가 전망치(53.5)를 모두 상회했다. 이 수치가 50보다 높으면 경기 확장, 50보다 낮으면 위축을 의미하는데 서비스업 경기가 예상보다 강력한 확장세를 이어가고 있음이 확인됐다.
서비스업 PMI 하위 지수인 서비스업 가격 지수는 지난해 11월 58.2에서 12월 64.4로 상승했다. 시장 예상치(57.5)를 웃돈 것은 물론 2023년 초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체 19개 서비스 업종 가운데 15개 업종에서 지불 가격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ISM의 스티븐 밀러 서비스업 조사위원회 위원장은 "많은 업종에 걸쳐 일반적인 낙관론이 있었지만 많은 조사 대상자들이 관세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판테온 매크로이코노믹스는 "이날 지표는 서비스 디플레이션(물가 상승률 둔화)이 정체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이날 별도로 발표된 구인 건수도 예상을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미 노동부의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구인 건수는 810만건으로, 시장 전망치(773만건)와 10월 수치(784만건)를 모두 상회했다. 지난해 5월(823만명) 이후 6개월 만에 최대 수준이다. 다만 보다 정확한 노동시장은 오는 10일 공개될 지난해 12월 고용 보고서에서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지난해 12월 비농업 신규 고용이 15만4000건 늘어나 직전월(22만7000건) 대비 감소했을 것으로 예상한다. 실업률은 4.2%로 전월 수준을 유지했을 전망이다.
서비스업 경기 호조로 미국 경제의 견조한 확장세가 거듭 확인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 역시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도 한 달 전 녹음해 이날 공개된 발언을 통해 인플레이션이 2%를 향해 하락할 것이라면서도 "그런 조치의 과정에서 울퉁불퉁함이 있는 만큼 우리는 정책 접근에 있어 더욱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Fed가 이달은 물론 상반기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관측이 확산되면서 국채 금리는 급등하고 있다. 글로벌 채권 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전일 대비 8bp(1bp=0.01%포인트) 오른 4.69%를 기록해 지난해 4월 말 이후 8개월여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2bp 상승한 4.29%에서 움직이는 중이다.
시장도 금리 동결 전망에 대한 베팅을 확대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은 Fed가 오는 28~29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95.2% 반영 중이다. 일주일 전 90.4%에서 상승했다. 오는 3월과 5월까지 현재 금리를 유지할 가능성은 각각 60%, 50% 수준이며 6월까지 현 금리 수준으로 동결할 가능성은 30%를 넘는다. 일주일 전과 비교해 모두 10%포인트가량 높아졌다.
US 뱅크 에셋 매니지먼트 그룹의 톰 하인린 선임 투자전략가는 "인플레이션 기대와 Fed의 금리 전망이 재조정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코메리카 뱅크의 빌 애덤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Fed가 지난해 9~12월 금리를 인하했던 결정에서 2025년에는 금리 인하를 중단하는 것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뉴욕(미국)=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