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여전히 팔자…4200억 매도 우위
전날 매수했던 외국인 이날은 팔자로 전환
저평가 매력에 코스닥서 저가 매수세 유입
10일 코스피 코스닥 지수가 비상계엄 사태 이후 닷새 만에 반등했지만, 개인은 여전히 '팔자'로 일관했다. 개인투자자들의 매물은 외국인과 개인이 받은 것으로 보인다. 전날 순매수를 보였던 외국인은 장 초반 순매수를 보였다가 매도 우위로 전환되며 오락가락 행보를 보였다. 기관은 연기금을 중심으로 매수세를 지속하며 지수를 방어했다. 다만 14일 2차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이 예정돼 있어 투표 결과에 따라 투자자별 수급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43% 오른 2417.84에 마감했다. 기관이 전날에 이어 구원투수 역할을 했다. 기관은 4595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떠받쳤다. 계엄령 사태 이후 기관은 약 9000억원을 순매수한 것으로 추정된다.
개인은 9일과 마찬가지로 팔자로 대응했다. 전날 코스피에서 2022억원을 팔아치웠던 개인은 10일에는 두 배 규모에 달하는 4219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투자자들은 지난 8월5일 증시가 대폭락했던 '블랙먼데이'에도 순매수에 나섰지만, 주가가 당시보다 더 떨어지자 손절매성 매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개인투자자들은 지난 8월5일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할 정도로 증시 변동성이 확대됐던 당시 코스피에서만 1조7000억원을 순매수한 바 있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 "개인투자자 손절매 이후 증시는 가격 조정에서 기간조정으로 전환하는 경향이 있다"며 "결국 주가가 8월5일 저점을 하회하면서 손절매성 매물이 출회된 상황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개인투자자들이 폭락장에서도 꿋꿋이 순매수로 대응한 과거와 대조적인 행보를 보이자, 최상목 경제부총리가 개인투자자에게 "차분한 시각을 갖고 판단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외국인은 오락가락 행보를 보였다. 10일 장 초반 외국인은 순매수를 보였다가 오전 10시께 순매도로 전환했다. 외국인은 전날 1049억원 순매수를 기록했으나 이날 다시 매도세로 전환한 것이다. 이처럼 외국인의 투자심리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지만, 코스닥시장에선 2911억원의 순매수세를 보였다. 코스닥 중·소형주들이 4년 8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가격대를 보이자 ‘저점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증권가는 분석했다. 하락장에서 코스닥 낙폭이 더 큰 만큼, 반등 시에도 더 크게 오를 여지가 있어서다. 외국인은 코스닥시장에서 계엄 사태 해제 이후인 4일과 5일에 매도 우위를 보이다 6일부터 매수세로 돌아섰다. 9일에는 2053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별 수급 움직임에 대해 "개인은 손절성 실망 매물이, 기관은 12월 계절성으로 프로그램 매수세가 유입됐다"며 "외국인 투자자는 저평가 매력에 주목하며 매수에 나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오는 주말 윤 대통령 2차 탄핵소추안 투표를 앞두고 정치적 불확실성은 여전하지만, 전문가들은 공포 분위기에 경도돼 섣불리 매도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개인 순매도는 한국 시장에 실망해 미국 시장으로 떠나기 때문이고, 주가 하락이 누적돼 신용 부족이 발생했기 때문"이라며 "남들이 팔기 싫은데도 팔 때 사야 하고, 사기 싫은데도 살 때 팔아야 한다. 지금은 파는 것보다 사는 게 더 적절한 대응"이라고 했다.
지금 뜨는 뉴스
다만 당장 매수는 좋은 타이밍이 아니라고 봤다. 박 연구원은 "매수는 종가가 시가보다 높은 양봉이 누적될 때까지 늦춰도 된다"며 2020년 이후 시장이 상승 추세를 나타내기 전에 양봉들이 누적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9일 주식시장이 과도한 공포 국면에 들어갔으나 대중들이 주식을 파는 힘이 아직 강했다. 그들의 힘이 빠지는 걸 확인하고 사는 게 좋다"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