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경제 요인에 더 주목해야
한미 금리차이 축소
![[100세시대 재테크]원화 가치 상승 가능성 높다](https://cphoto.asiae.co.kr/listimglink/1/2022031112035975113_1646967838.jpg)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훌쩍 넘어섰다.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과 국내 비상계엄 등의 정치적 사건이 환율 상승의 주요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요인으로 원·달러 환율이 더 오를 수 있으나, 경제적 요인을 보면 원화 가치는 점차 상승할 확률이 높다.
환율은 다양한 경제 요인을 반영하면서 변동한다. 원·달러 환율에 달러 인덱스가 가장 큰 영향을 준다. 일본의 엔이나 중국의 위안 환율도 원·달러 환율에 영향을 주는 경제 변수이다. 이 외에 한국과 미국의 금리차나 국제수지도 환율 변동을 초래하는 요인이다.
원·달러 환율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경제 변수가 주요 선진국의 6개 통화에 대한 미국 달러의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이다. 미국 대통령 선거 전에 103이었던 달러 인덱스가 트럼프 당선 이후에는 107까지 상승했다. 트럼프가 미국의 주요 수입 상품에 관세를 부과하면 미국 물가가 오르고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를 더 내릴 수 없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그러나 미국 경제에 내재한 문제를 보면 달러 인덱스가 하락할 확률이 높다. 국제통화기금(IMF)은 10월 세계경제전망에서 미국의 세계 국내총생산(GDP) 비중이 2024년 26.5%에서 2029년에는 25.4%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과거에 미국의 GDP 비중과 달러 인덱스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여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4년간 달러 인덱스가 하락한다는 의미이다.
미국의 대내외 불균형 확대도 달러 인덱스 하락 요인이다. 올해 2분기 미국의 대외순부채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7.6%, 연방정부 부채도 GDP 대비 120.0%로 매우 높다. 세계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 가운데 달러 비중도 2000년 71.1%에서 2024년 2분기에는 58.2%로 줄었다.
미국으로 외국인의 직접투자나 증권투자 자금 유입이 조금이라도 줄어들면 달러 인덱스는 하락할 것이다. 2025년에는 미국 경제가 소비 중심으로 성장률이 낮아지면서 실업률은 오르고 물가상승률은 낮아질 전망인데, 이를 고려하면 조만간 달러 인덱스가 하락할 전망이다.
원·달러 환율 결정에 영향을 주는 또 다른 경제 변수는 한미 금리차와 경상수지이다. 한국은행이 10, 11월 두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가운데 우리나라 시장금리가 미국보다 더 하락하면서 원화 가치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앞으로 몇 개월 동안은 미국 금리가 우리 금리보다 더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12월 19일(한국 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은 기준금리를 내릴 전망이다. 이와 더불어 2025년 미국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 둔화 예상으로 시장금리도 하락할 확률이 높다. 그렇게 되면 한미 금리 차이가 축소되면서 원화 가치는 오를 수 있다.
경상수지 흑자도 확대되고 있다. 올해 1~10월 경상수지 흑자가 742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242억 달러)보다 대폭 개선되었다. 연간 경상수지 흑자는 900억 달러를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경상수지 흑자가 직접투자나 증권투자 등 금융계정을 통해 해외로 유출되고 있기에 경상수지가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줄고 있지만,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는 원화 가치 상승 요인이다.
중국의 위안 가치 하락은 원화 가치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중국에 관세를 부과하면 중국은 위안화를 평가절하하면서 대응할 수 있다. 여기다가 비상계엄 이후 국내 정치적 불안은 한국의 신인도 저하를 통해 원화 가치를 더 떨어뜨릴 수 있다.
그러나 원·달러 환율을 결정하는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시간이 갈수록 원화 가치는 상승할 확률이 높다. 이를 기대하는 외국인들이 한국 주식을 살 수 있다. 달러 가치가 하락하고 원 가치가 상승할 때는 미국 주가보다는 한국 주가가 상대적으로 더 올랐다. 시간이 가면 모든 경제 변수는 제 자리를 찾아간다. 인내의 시간이 필요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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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
황윤주 기자 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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