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종 발굴 및 관광 자원화 개발' 추진
여수시 송도와 대륵도, 소륵도 집중 발굴
국가유산청은 내년부터 국내 공룡 골격 화석 발굴·연구에 착수한다고 6일 밝혔다. 멸실·훼손 위험이 큰 지질유산으로 규정하고 체계적인 보존·관리 방안을 마련한다.

우리나라는 공룡화석 산지로 유명한 미국, 캐나다, 몽골, 아르헨티나 등과 달리 암석이 단단하고 치밀해 야외 발굴작업이 쉽지 않다. 화석처리와 표본 보관을 위한 실험실, 수장시설, 전문인력 등 관련 기반도 미흡하다.
이에 국가유산청은 '국내 고유 화석종 발굴 및 관광 자원화 모델 개발 사업'을 추진한다. 화석의 보존·관리 기반을 확대하고 전문적인 처리와 연구를 수행해 우리나라 고유 공룡화석의 실체를 파악한다. 발굴과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관광자원 활용 등 지역 활성화 방안도 모색한다.
첫 대상지는 전남 여수시 율촌면의 송도와 대륵도, 소륵도다. 2007년 국가유산청 학술용역에서 다수 공룡 골격 화석이 발견돼 정밀 조사와 발굴 필요성이 제기돼왔다.
지난 7월부터 진행된 정밀 학술조사에서도 해안가를 따라 노출된 지층 표면 네 곳에서 공룡 골격 화석 예순 점이 확인됐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특히 대륵도 화석 산지에서 골격 화석의 세부 분포(지층 표면 6.6m×1.8m 범위 내 총 쉰여섯 점) 양상을 파악할 수 있었다"며 "골격 화석 열일곱 점은 척추뼈, 갈비뼈, 골반, 다리뼈 등으로 구분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길이가 50㎝ 이상인 골격 화석도 있어 상당히 큰 개체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조사단은 송도에서 장축(長軸) 13㎝의 거골(복사뼈) 골격 화석, 소륵도에서도 공룡 하악골(아래턱뼈)과 요골(아래팔뼈)의 일부로 추정되는 골격 화석도 찾았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거골 골격 화석의 경우 보존상태로 보아 지면 아래로 경골(정강이뼈)이 연장돼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공룡 발자국이나 공룡알 화석 산지가 발견돼 조사·연구된 사례는 많다. 하지만 대륵도 일원에서처럼 공룡 골격 화석이 다수 확인된 적은 없다시피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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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층 표면에 노출된 골격 화석은 빙산의 일각처럼 일부만 드러나 있는 경우가 많다. 실체를 파악하려면 발굴이 필수다. 더구나 이 일대는 해양수산부의 '광양항 광역 준설토 투기장 조성사업' 대상지다. 계획에 따라 향후 주변이 매립되면 화석 산지 보존이 어려워질 수 있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이를 고려해 발굴조사와 화석 처리·연구를 신속하게 진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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