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병력 투입 지시 주체는 김용현 전 장관
김선호 국방부 차관 "참담하고 슬프고 괴롭다"
국회 국방위원회(국방위)는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해제를 두고 긴급 현안 질의를 실시했다. 비상계엄을 건의한 주체로 알려진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질의 전 면직돼 출석하지 않았다.
국민의힘 소속인 성일종 국방위원장은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긴급 현안 질의에서 "지난 3일 비상계엄은 우리 국민에게 충격과 불안감을 안겨줬다"며 "왜 군이 출동했는지, 누가 명령했는지, 어떤 과정이 있었는지 밝혀져야 할 부분이 있다"고 발언했다. 이날 국방부에서는 김 전 장관을 대신해 김선호 차관이 왔고, 비상계엄 선포에서 해제까지 계엄사령관을 맡았던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이 참석했다.

여야 의원들은 모두 비상계엄이 선포됐던 것에 대해 비판했다. 관련 질의에 김 차관은 "계엄에 군 병력이 동원되는 것 자체에 근본적으로 반대해왔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박 총장은 국회에 투입된 계엄군을 지휘하지 않았다고 말하며 "상황실 구성하는 임무에 충실했다"고 말했다. 그는 계엄군 무장 여부 등 지난 3일과 4일 활동한 계엄군과 관련해서는 몰랐다는 답변만을 내놓았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계엄 안건을 작성하고 국회에 병력을 투입한 주체에 대해 질의했다. 조 대표는 김 차관에 "계엄 안건을 작성한 사람이 누구냐"고 물었다. 김 차관은 "작성 주체를 확인할 수 없고 현재까지 확인된 바로는 국방부에서 작성하지 않았다"고 했다. 계엄의 적법성에 대해서는 "추후 판단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회에 군부대 투입 명령을 누가 했냐'는 질문에 박 총장은 "모른다"고 답했고, 김 차관은 "(김용현 전) 장관께서 지시하셨다"고 했다.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 군은 정치적이라는 오명을 씻기 위해 큰 노력을 해왔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있을 수 없는 사태가 발생한 데 대해서 여당 의원 한 사람으로서 국민들께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며 "아울러 계엄령을 주장하신 야당 의원들께도 사과드린다"고 했다. 김 차관은 유 의원의 '최고 책임자로서 하고 싶은 말을 하라'는 말에 "국민들께 다시 한번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참담하고 매우 슬프고 괴롭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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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박 총장을 향해 "계엄사령관 지시 없이 계엄군이 국회에 난입할 수 있냐"고 묻자 "인지를 못 했다"고 답했다. 국회 투입 병력의 실탄 소지 여부에는 "모르겠다"며 "무장한 줄도 모르고 투입한 줄도 몰랐다"고 언급했다. 계엄사령관 지시 없이 계엄군이 투입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나중에 언론보도를 통해 확인한 후 권한을 누가 가졌는지 계엄 과장에게 문의했었다"고 했다.
오지은 기자 j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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