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라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이후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금융시장에서는 과거 국내 금융시장에서 정치적인 불확실성을 높였던 사례 중 대통령 탄핵과 관련 시장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5일 키움증권은 '과거 국내 정치 불확실성과 금융시장 영향' 보고서를 통해 과거 대표적인 대통령 탄핵사례인 2004년과 2016년의 시장 상황을 분석했다. 고(故) 노무현 대통령(2004) 탄핵 당시에는 2004년 3월 12일 국회에서 선거 중립의무 위반을 사유로 탄핵소추안을 가결했다. 그리고 2004년 5월 헌법재판소 탄핵 사유가 중대하지 않다고 판단, 관련 탄핵소추안을 기각했다. 이 당시 금융시장의 흐름을 살펴보면 탄핵소추안 가결로 높아진 정치 불확실성에 금융시장은 단기적으로 충격을 받았다. 탄핵소추안 가결 당일(3월 12일) KOSPI는 848.8포인트로 전일 대비 2.43% 하락한 가운데 원·달러 환율은 1180.5원으로 전일보다 11원 상승하고, 국고채(3년)금리는 4.570%로 전일 대비 3.0bp 상승했다. 하지만 2004년 5월 14일 헌법재판소는 탄핵소추안을 기각했고, 당일 KOSPI는 768.46포인트로 전일 대비 2.74% 하락, 다음 거래일(5월 17일)까지 추가 하락(728.98pt) 후 반등했다.
그리고 원·달러 환율은 탄핵소추안 기각 당일 1186원으로 하락 전환해 그 해 6월 말 1155원까지 낮아졌다. 국고채 3년물은 4.380%로 전일비 1.0bp 하락한 이후 2004년 8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반영하면서 하락세를 이어갔다. 당시 민간 소비와 설비투자 회복이 지연되고, 고유가 추세 지속, 세계 IT경기 둔화 가능성 등에 성장세 약화 우려로, 2004년 8월과 11월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한 바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2016) 탄핵 당시에는 2016년 12월 9일 국회에서 ‘최순실 게이트’ 등의 사건으로 탄핵소추안이 가결됐다. 그리고, 2017년 3월 10일 헌법재판소에서는 8대0 전원 일치 의견으로 탄핵안을 인용했다. 고 노무현 대통령 탄핵 당시와 다른 점은 박근혜 대통령 전 탄핵은 이미 정치적 혼란이 장기간 지속된 상황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에 금융시장 내에서 탄핵 가능성은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한 부분이었고, 이에 시장 충격은 제한적이었다. 또한, 대외적으로 2016년 말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과 관련 이슈가 금융시장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내부 정치적인 변수의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제한됐다.
그 당시 금융시장 흐름을 살펴보면 탄핵소추안 가결 당일(12월 9일) KOSPI는 2024.69포인트로 전일 대비 0.31% 하락했으며 원·달러 환율은 탄핵소추안 가결 당일 1165.95원을 기록해 전일보다 약 7원 정도 상승했다. 하지만, 그 당시 트럼프 대통령 당선에 따른 미 달러 강세와 대외적인 여건이 더 크게 영향을 받았으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당시와 비교해 상승 폭은 제한됐다.
국고채(3년)금리는 1.735%로 전일 대비 2.6bp 상승한 가운데 이는 트럼프 당선에 따른 대외 금리 상승 영향을 더 크게 받은 것으로 판단된다. 이후, 2017년 3월 10일 헌법재판소는 탄핵소추안을 인정했고, 당일 KOSPI는 2,097.35pt로 전일 대비 0.30% 상승하고, 원·달러 환율은 1157.4원을 기록한 이후 지속해서 하락해 1118원까지 낮아졌다. 국고채 3년 금리도 전일 대비 2.3bp 하락한 1.767%에 거래된 이후 1.65%까지 레벨을 낮추었는데, 국내 요인보다는 미 연준 FOMC 영향이 더 크게 반영됐다. 당시 미 연준 3월 FOMC 회의가 매파적일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예상보다 비둘기파적으로 평가된 영향에 금리가 상승 후 레벨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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