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에 놀란 한은 "RP 매입해 시장 유동성 공급"
코로나19나 레고랜드 사태 당시보다 시장 안정
한국은행이 현재 우리 금융시장 변동성이 다소 진정되고 있다고 평가하며 향후 적극적인 유동성 공급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한은 금통위는 4일 오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및 해제와 관련해 임시 회의를 개최하고 이날부터 비정례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을 시작하고 시장에 단기유동성 공급을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한은은 보통 금융기관 등으로부터 정례적으로 RP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유동성을 시장에 공급하는데, 계엄 관련으로 금융시장이 불안한 만큼 비정례 RP 매입으로 시장을 빠르게 안정시키겠다는 뜻이다.
한은은 필요시 전액공급방식의 RP 매입을 실시하고 채권시장과 관련해서 국고채 단순매입, 통안증권 환매를 충분한 규모로 실시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RP 매매 대상 증권에 산업금융채권, 중소기업금융채권, 수출입금융채권, 9개 공공기관이 발행하는 특수채권, 농업금융채권, 수산금융채권, 은행법에 따른 금융채 등도 추가했다.
박종우 한은 부총재보는 금통위 회의 직후 열린 기자설명회에서 "현재 우리 금융시장이 다소 진정되고 있다"며 "다만 여러 가지 불안요인이 잠재해 있는 만큼 경우에 따라서 필요한 만큼 추가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금융시장 변동성 수준이 2020년 코로나19나 2022년 레고랜드 사태 당시와 비교해 안정된 수준이라고도 평가했다. 박 부총재보는 "현재 금융시장은 코로나19나 레고랜드 사태 때보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상태로 보고 있다"며 "기준금리 인하를 통해 통화정책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시장 불안에 대한 우려 자체가 (이전 사태 당시보다) 상대적으로 작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필요한 경우 외화 유동성도 외화 RP 매입을 통해 공급하고 환율이 큰 폭으로 변하면 다양한 안정 조치를 적극적으로 시행할 방침이다.
윤경수 한은 국제국장은 "지금까지 외화 유동성 관련 지표에서 특이한 상황은 없었다"며 "외화 유동성은 양호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최용훈 한은 금융시장국장은 "한은은 단기 유동성 공급 조치를 수 주간 충분한 시간을 두고, 시장의 불안을 잠재울 수 있을 정도로 공급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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