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오너 리스크 터진 프랜차이즈…불매 우려
1992년 창업 김가네 가맹점 500개 이상
유사 사례 호식이두마리치킨 매출 급락
전임 회장 수사 대상 되자 난감한 프랜차이즈協
김밥 프랜차이즈 '김가네'의 김용만 회장이 직원 성폭행 시도 혐의로 수사를 받게 되면서 가맹점주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앞서 2017년 호식이 두마리 치킨 회장의 직원 성추행 사건 당시 불매 운동이 확산하면서 가맹점 매출이 급락한 바 있다.
15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성북경찰서는 지난 7월 김 회장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해 준강간치상·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성폭력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 준강간죄는 심신 상실 또는 항거 불능 상태인 피해자를 간음하거나 추행했을 때 적용된다.
고발장에 따르면 김 회장은 지난해 9월 회식 자리에서 여성 직원 A씨가 술에 취해 정신을 잃자 인근 모텔로 옮기고 성폭행을 시도한 혐의를 받는다. 김 회장은 저항하지 못하는 A씨를 상대로 성폭행을 시도하고 유사강간·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가네 측은 언론의 공식 입장 요구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 중이다.
김가네는 1992년 대학로에서 시작한 즉석김밥 프랜차이즈다. 현재 국내에만 500개 이상 가맹점을 두고 있다. 지난해 기준 매출은 393억원을 기록했다.
김 회장은 2008년 회장에 취임했다. 지난 3월 대표이사직을 내려놓은 상태다. 일각에서는 김 회장의 성폭행 시도 혐의가 세간에 알려져 프랜차이즈 사업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을 우려해 미리 손을 썼다는 해석도 나온다. 현재 김가네의 대표는 김 회장의 아들인 김정현씨가 맡고 있다. 그러나 홈페이지 등에는 아직까지 김 회장이 대표이사로 표기돼있다.
믿음·정직·사랑을 경영이념으로 강조한 김가네는 이번 사건으로 이미지는 물론 매출에 큰 타격을 입는 것이 불가피하게 됐다. 자영업자들이 모인 네이버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에서는 "김가네 점주들은 무슨 죄"냐며 오너 일탈에 따른 가맹점주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는 중이다. 이미 누리꾼들 사이에서 "오늘부터 김가네를 안먹겠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프랜차이즈 사업에서 오너 일탈은 매출 감소에 직격탄이다. 2017년 호식이 두마리 치킨 최호식 회장의 직원 성추행 파문이 대표적이다. 당시 최 회장의 성추행 사실이 보도된 이후 호식이 두마리 치킨의 가맹점 매출은 3개월간 최대 40%까지 급감한 바 있다. 아직까지도 브랜드 이미지와 영업실적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한편 김용만 회장은 프랜차이즈협회 4대 회장이기도 하다. 2008년 회장으로 추대돼 2012년까지 4년간 자리를 지켰다. 물의를 빚은 회원사에 강경한 제재를 취하겠다던 프랜차이즈협회도 난감하게 됐다. 호식이 두마리치킨의 경우 회장의 성추행 혐의가 확인됨에 따라 협회에서 제명된 바 있다. 박호진 프랜차이즈협회 사무총장은 "아직까지 협회에서 사실관계 파악 중"이라며 "일개 회원사 아닌 전임 회장 이슈로 내부 논의를 거쳐 제명 여부 등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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