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차기 총리 지명 선거에서 캐스팅보트를 쥔 야당 국민민주당의 다마키 유이치로 대표가 11일 터진 여성 탤런트와의 불륜 스캔들을 인정하며 공식 사과했다. 국민민주당은 불륜 폭로에도 불구하고 다마키 대표의 대표직을 유지키로 하는 동시, 이날 총리 지명선거에서도 다마키 대표에게 투표하는 '무효표' 전략을 이어갔다.
후지TV 등에 따르면 제3야당인 국민민주당 다마키 대표는 이날 오전 주간지 스마트플래시의 불륜 보도 기사가 나온 후 기자회견을 열고 "보도된 내용은 대체로 사실"이라며 불륜 사실을 인정했다. 또한 "가족뿐 아니라 기대해주신 많은 이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고개 숙였다. 그는 대표직 유지 여부에 대해서는 "동료 의견을 듣고 싶다"며 오후 양원 의원총회에서의 결정에 따르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마키 대표는 직후 양원 의원총회에서도 "나의 개인적 문제로 많은 여러분에게 폐를 끼쳤다. 국민민주당 동료, 당원, 지지자분들께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 여러분에게 약속한 정책의 실현을 위해, 새롭게 당선된 새 동료와 함께 일하고 싶다"고 대표직, 의원직을 이어가고자 하는 의지를 강조했다. 이에 당내에서는 '다마키 대표를 중심으로 한번 더 힘내자'는 데 의견이 모였다. 후지TV는 "참석자들로부터 다마키 대표에 대한 비판적 의견이 없었다"며 "국민민주당이 불륜 보도에 사실관계를 대체로 인정한 다마키 대표의 속투를 승낙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다마키 대표의 불륜이 폭로된 이날은 일본 총선인 중의원(하원) 선거 이후 차기 총리를 지명할 특별국회가 소집되는 날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집권 자민당과 연립여당 공명당이 지난달 총선에서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한 가운데 국민민주당은 기존 7석이던 중의원 의석을 28석으로 크게 늘리면서 총리 지명 선거와 정책 결정 과정에서 캐스팅보트를 쥐게 된 상태였다.
이에 국민민주당은 1차, 결선 투표에서 모두 다마키 대표에게 투표하는 '무효표' 전략으로 자민당 총재인 이시바 시게루 총리 재선출을 용인하면서 사실상 킹메이커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됐었다. 이 가운데 불륜이 폭로된 다마키 대표의 대표직을 유지하고, 1차와 결선 투표 모두 다마키 대표에게 투표한다는 기존 방침을 재확인 한 것이다.
이날 오후 실시된 1차 투표에서는 자민당 총재인 이시바 총리와 제1야당 입헌민주당의 노다 요시히코가 각각 221표, 151표로 1,2위에 올랐다. 이에 따라 중의원 기준 30년 만에 총리지명을 위한 결선 투표가 갓 시작된 상태다. 결선 투표 결과는 잠시 후 공개된다. 결선 투표에서는 과반 득표 여부와 관계없이 표를 더 많이 얻은 후보가 총리로 지명된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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