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변 밀크셰이크', 미생물 다양성에 도움
"절대 가정에서 시도하지 말라" 당부
"추가 연구 필요" 주장 나오기도
제왕절개로 태어난 아기에게 엄마의 대변이 소량 섞인 우유를 먹일 경우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달 18일 열린 미국감염병학회(IDSA) 연례 회의에서 핀란드 헬싱키 대학병원 감염병 전문가들은 이른바 '대변 밀크셰이크'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대변 밀크셰이크'란 엄마의 대변을 모유나 우유에 섞어 만든 우유를 의미한다. 내용에 따르면 핀란드 보건복지연구소 공중보건 부문 책임자인 오토 헬브 박사팀은 헬싱키 대학병원에서 제왕절개를 할 예정인 여성 90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아기를 출산한 여성의 대변 3.5㎎을 섞은 우유를 아기에게 첫 수유 시 제공했다. 비교를 위해 아기 15명에게는 이 대변 셰이크를, 다른 16명에겐 위약을 먹였다.
연구팀은 "분석 결과 막 태어났을 때 두 그룹의 미생물 다양성은 비슷했으나, 일정 시간이 흐르자 소량의 대변을 먹은 아기들과 그렇지 않은 아기들 사이에 큰 차이가 나타났다"며 "이 같은 차이는 아기들이 이유식을 먹기 시작한 후 생후 6개월까지 지속됐다"고 밝혔다. 현재 실험은 계속 진행 중이며, 연구팀은 총 2년 동안 아기들의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들은 "병원은 실험에 참여한 여성들의 대변에 신생아에게 질병을 유발할 수 있는 병원균이 포함됐는지를 철저히 검사할 수 있지만, 가정에서는 그럴 수 없다"며 "절대로 이 방법을 개인이 시도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제왕절개로 태어난 아기들은 자연분만으로 태어난 아기들에 비해 천식, 소화계 염증, 면역 체계와 관련된 질환에 걸릴 위험이 더욱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제왕절개로 태어난 아기들이 엄마의 질과 장의 미생물에 노출되지 않기 때문에, 자연분만으로 태어난 아기들과 비교해 장내 세균 분포가 다르다는 점도 주목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 대해 회의적인 의견을 드러낸 이들도 있다. 웰컴 생거 연구소의 미생물학자 얀 샤오 박사는 연구 효과를 완전히 신뢰할 순 없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자연분만 아기들과의 직접 비교가 이뤄지지 않은 점을 지적하며 "건강한 장 내 미생물 구성을 위해 '대변 밀크셰이크'가 얼마나 효과적인지 직접 비교하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예원 인턴기자 ywj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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