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 집 주변에서 이뤄진 드라마 촬영 때문에 숙면을 방해받자 화가 나 벽돌을 던져 스태프를 다치게 한 40대 남성이 금고형을 선고받았다.
2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단독 박소정 판사는 지난 24일 중과실치상 혐의를 받는 40대 남성 A씨에게 금고 6개월을 선고했다고 뉴스1이 보도했다.
A씨는 지난해 4월 26일 오전 3시 25분께 서울 종로구 창신동 드라마 촬영장에 벽돌을 던져 현장 스태프인 20대 여성 B씨를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해당 드라마는 배우 박은빈이 출연한 작품으로 지난해 하반기 방영됐다.
당시 드라마 촬영은 A씨의 주거지 인근 골목길에서 이뤄지고 있었다. 늦은 밤 드라마 촬영으로 인한 소음과 조명으로 숙면을 방해받자 화가 난 A씨는 집 베란다로 나와 주위를 살폈다. A씨는 주거하는 건물의 옥상 쪽에 촬영팀이 설치해 둔 조명기구를 부수기로 마음먹고, 베란다에 있던 벽돌 1개를 집어 조명기구를 향해 던졌다.
그러나 벽돌은 조명을 빗나가 그대로 베란다 아래쪽으로 떨어졌고, 현장에 있던 20대 여성 스태프 B씨의 후두부에 맞았다. 이 사고로 B씨는 머리에 4㎝ 열상을 입고 병원 치료를 받아야 했다. 당시 드라마 촬영 현장에는 40여명의 관계자가 있었으며, A씨가 던진 벽돌은 가로 190㎝에 세로 90㎝, 높이 55㎝ 크기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당시 피고인 주거지 앞 골목길에는 약 40명의 드라마 촬영팀 관계자가 있었고 베란다에서 사람들이 보일 수 있는 구조였다"며 "누구라도 그런 상황에서 벽돌 등 무거운 물건이 낙하할 경우 인명피해를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을 쉽게 예견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물건이 낙하하지 않도록 함으로써 인명 피해를 방지해야 할 주의 의무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은 드라마 촬영으로 소음이 심하다는 등의 이유로 화가 나 자신의 베란다에 있던 벽돌을 던져 그 부근에서 드라마 촬영을 위해 서 있던 피해자의 후두부에 열상을 입게 했는바, 피고인의 범행 동기나 내용을 비춰 볼 때 죄책이 중하다"며 "지난해 4월경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르고 현재까지도 피해자에게 그 피해를 회복해주지도 못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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