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서 환불 요청 거절하자 시위 나서
논란 커지자 플랫폼 측 결국 환불 조처
중국의 한 운전자가 중고차 플랫폼에서 테슬라 차량을 중고로 구입했다가 충전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항의 시위를 벌였다. 해당 차주는 도로에서 소로 해당 차량을 끌고 가는 등의 모습을 보여 주변 시선을 사로잡았다. 2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은 유명 중고차 거래 플랫폼인 과즈(瓜子)에서 차량을 구입한 한 차주가 차량 결함으로 인해 항의했지만, 환불받지 못하자 가두시위를 벌였다고 보도했다.
시위를 벌인 차주는 과즈에서 최근 테슬라 '모델 3' 중고차를 10만1000위안(약 1950만원)에 구입했다. 하지만 차주가 운전하고 나서 얼마 안 있자 차량에는 배터리를 충전할 수 없다는 경고등이 뜨기 시작했다. 해당 차는 배터리 불량 차량인 것으로 추정됐다. 이전에 차량이 차주에게 인도한 과정이나 차주가 구매를 완료하기 전에 차량을 테스트했는지 여부 등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결국 차량에 결함이 있다고 판단한 차주는 과즈와 테슬라 등과 환불 등 합의를 요구했다. 그러나 과즈 측에서는 이를 거절했고, 차주는 불만을 품고 대로에서 시위에 나섰다. 차주는 소에 밧줄을 묶고 "과즈에게 속았다"라는 뜻의 항의 문구가 적힌 테슬라 차량을 연결해 도로에서 행진하면서 행인들의 주목을 받았다. 또 행진을 벌인 뒤에는 차량을 과즈 플랫폼의 대리점 앞에 세워놓기도 했다.
이에 과즈의 고객서비스 직원은 모든 차량이 플랫폼에 등록되기 전에 검사받는다면서 "해당 차량은 딜러를 위주로 판매한 프로모션의 일환이었기 때문에 구매자가 차량 상태를 평가하고 위험을 감내할 책임이 있었다"고 현지 매체에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차량에 대한 전문 검사 보고서에는 주행거리가 28만㎞가 넘었고 상당한 손상을 입은 이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평가 등급도 D등급으로 평가돼 구매에 주의해야 한다는 표시도 돼 있었다.
그러나 사건이 알려지자 현지 누리꾼은 "충전할 수 없는 차는 기본적으로 폐차인데 10만1000위안에 팔겠다는 거냐", "전기차가 충전되지 않으면 저렇게 소로 끌고 다녀야 하는 리어카나 다름없다", "전기차가 충전 안 되면 그냥 고철 덩어리 아니냐" 등의 의견 있었다. 한 누리꾼은 "늙은 소가 불쌍하다. 소의 기분에 대해 생각해본 사람이 있느냐"며 시위에 동원된 소를 동정하기도 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결국 과즈 측은 차량의 반품을 처리하고 차주에게 구매금액을 환불해줬다. 한편, 일부 현지 매체는 전문가 의견을 인용해 테슬라 등이 배터리 성능검사 기술을 독점하고 있고 테스트 장비를 판매하지 않아 중고차 플랫폼이 배터리 항속거리와 성능을 평가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