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이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의 졸속행정으로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가 유해도서로 분류돼 폐기됐다며 임태희 교육감의 사과를 촉구했다.
도의회 민주당은 11일 대변인단 논평을 통해 "경기도민과 함께 소설가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대한민국 문인으로서, 아시아 여성으로서 첫 수상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며 이번 수상에 대해 평가했다.
이어 "대한민국 문학계의 쾌거이자 영광이며 노벨상 수상은 우리에게 큰 위로가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변인단은 하지만 "이러한 영예를 훼손시키는 경기도교육청 임태희 교육감의 ‘졸속행정’으로 경기도민을 비롯한 세계인이 공분하고 있다"며 "2023년 경기도 내 초중고 도서관에서는 청소년들에게 유해한 책이라며 2500여 권을 폐기했는데, 이 가운데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가 포함됐다"고 개탄했다.
특히 "폐기된 도서 중에는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주제 사라마구 ‘눈먼 자들의 도시’, 이상문학상을 받은 최진영 작가의 ‘구의 증명’, 독일에서 올해의 과학도서상을 받은 ‘사춘기 내 몸 사용 설명서’, 영국 교육전문지에서 올해의 지식상을 받은 ‘10대들을 위한 성교육’등도 폐기됐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실제로 폐기된 책 가운데 간행물윤리위원회 심의에서 청소년 유해도서로 지정된 책은 단 1종이었다"며 "‘채식주의자’ 등 우수도서로 평가받은 도서 폐기는 임태희 교육감의 편향된 교육 철학에서 초래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대변인단은 "도의회 민주당은 임태희 교육감에게 강력하게 경고한다"며 "문화는 행정이나 정치가 간섭해서는 안 된다. 임태희 교육감은 지금이라도 성 관련 유해 도서 기준을 명확히 마련하고, 경기도 교육에 ‘블랙리스트’의 고통을 덧씌우지 말라"고 엄중히 경고했다.
아울러 "임태희 교육감은 잘못된 행정을 바로잡고 경기도민께 사과하라"고 압박했다.
한편 경기도교육청은 이날 ‘특정 도서 유해도서 지정 폐기 관련 일부 언론보도에 대해 바로잡습니다’라는 설명자료를 내고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작품은 알려진 것과 달리 1개 학교에서 2권만 폐기됐다고 밝혔다.
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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