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 '10월 경제동향' 발표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10일 "건설 투자를 중심으로 내수 회복이 지연되면서 경기 개선이 제약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11개월 연속으로 내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은 것이다.
KDI는 이날 발표한 '10월 경제동향'에서 "ICT 수출이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제조업 생산이 일시적 조정에서 벗어나며 회복세를 지속했다"며 "하지만 상품 소비가 미약한 흐름을 지속한 가운데 건설 투자 부진이 이어지며 내수 회복은 지연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건설기성의 감소세가 지속됐다"며 "선행 지표의 누적된 부진을 고려하면 당분간 건설 투자는 부진한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또 "서비스 소비 증가세가 이어진 가운데 고금리 기조로 소매 판매 감소세는 지속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KDI는 지난달 경제동향에서 "높은 수출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내수가 회복되지 못하면서 경기 개선이 다소 지연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더불어 "고금리 기조로 내수 회복이 지연되면서 경기 개선이 제약되고 있다"며 이달과 유사한 진단을 내놓은 바 있다.
상품 소비는 대부분의 품목에서 감소세를 지속했다. 서비스 소비의 경우 숙박·음식점업 부진이 완화하면서 완만한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는 현재 경기 판단(73→71)과 향후 경기 전망(81→79) 등 경기 관련 항목을 중심으로 전월(100.8)보다 소폭 줄어든 100.0을 기록했다.
설비 투자는 운송 장비를 중심으로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다만 고금리가 지속하면서 기계류의 경우 낮은 증가세를 보였다. KDI 측은 "설비 투자는 작년 8월(-14.3%) 큰 폭의 감소에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했다"며 "항공기 등 변동성이 높은 운송 장비가 대폭 증가하며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수출은 ICT 품목의 높은 증가세에 힘입어 양호한 흐름을 지속했다. 수입은 주요 에너지 자원이 줄어들면서 전월(6.0%)보다 낮은 2.2% 증가율을 기록했다. 무역수지는 37억7000만달러에서 66억6000만달러로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KDI 측은 "물가 상승세의 둔화 흐름이 유지된 가운데 국제 유가 하락으로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갈등 격화로 국제 유가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됐다"고 부연했다.
세계 경제와 관련해선 "물가 상승세 둔화와 정책 금리 인하 기조가 이어지면서 완만한 성장세가 유지되고 있다"는 게 KDI 평가다. 다만 "지정학적 긴장 고조로 불확실성은 지속했다"며 중동 리스크를 다시 한번 언급했다.
세종=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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