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살 때 유괴됐던 미국의 한 소년이 70여년의 세월이 지나 가족과 극적으로 재회한 사연이 전해졌다.
22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미국령 푸에르토리코에서 태어난 루이스 아르만도 알비노(79)는 1951년 2월21일 형인 로저 알비노와 함께 캘리포니아 오클랜드의 공원을 찾았다가 한 여성에 의해 유괴당했다. 당시 두건을 두른 한 여성은 그에게 스페인어로 말을 걸며 자신과 함께 가면 사탕을 사주겠다고 약속했다. 알비노는 유괴당한 이후 동부 지역에 사는 한 부부에 의해 키워졌다.
알비노는 수십 년간 가족과 생이별했으나 73년 만에 가족과 재회할 수 있게 됐다. 그가 가족과 재회하게 된 배경에는 그의 조카딸 알리다 알레퀸(63)의 영향이 컸다. 알레퀸은 2020년 재미 삼아 온라인에서 DNA 검사를 받았다가 자신과 검사 결과가 22%나 일치하는 남성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유괴된 삼촌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조사에 나섰다.
그러던 중 올해 초 알레퀸과 그녀의 딸들은 오클랜드 공공도서관에서 알비노의 사진이 실린 예전 신문 기사를 확인했다. 알레퀸은 이 기사와 DNA 결과를 오클랜드 경찰에 알렸고, 이후 재수사에 나선 경찰은 알비노와 알레퀸 어머니의 DNA 검사 등을 통해 그가 실종됐던 소년임을 확인했다. 경찰은 "알레퀸이 삼촌을 찾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알비노는 FBI와 법무부의 도움으로 지난 6월24일 여동생과 형을 다시 만날 수 있었다. 그들은 서로를 긴 시간 껴안았고, 납치 당일의 기억 등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형은 동생을 찾은 지 두 달여 만인 지난달 세상을 떠났다. 알레퀸은 "우리의 이야기가 세상에 알려지면 비슷한 일을 겪고 있는 다른 분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며 "포기하지 마라"라고 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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