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환 앵커 "불편함 느꼈을 시청자께 죄송"
트로트 가수 김호중의 음주운전 뺑소니 사건 보도 과정에서 다리를 절뚝이는 흉내를 내 장애인 비하 논란에 휘말린 채널A 이용환 앵커가 결국 사과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23일 서울 양천구 목동 방송회관에서 전체 회의를 열고 김호중의 음주운전 뺑소니 사건을 보도하면서 앵커가 장애인을 비하했다는 논란을 빚은 채널A '강력한 4팀'에 대해 행정지도를 의결했다.
해당 프로그램은 지난 7월 10일 방송에서 김호중의 재판 출석 소식을 전하면서 진행자인 이용환 앵커가 "김호중 씨가 뭔가 법정에 입장을 할 때 '절뚝절뚝' 이런 모습이었다. 재판을 마치고 나갈 때도 마찬가지로 '절뚝절뚝' 뭐 이런 모습이었다는 거예요"라며 다리를 저는 흉내를 냈다.
아울러 재판 때 김호중의 어머니가 인터뷰했다고 소식을 전했다가, 추후 어머니가 아니라고 하는 등 정확한 내용을 방송하지 않은 점에 대한 민원도 제기됐다. 해당 방송과 관련해 방심위에는 1519건의 민원이 접수되기도 했다.
이날 의견진술에는 논란을 빚었던 이용환 당시 앵커(현 선임기자)가 직접 출석해 사과했다. 이 앵커는 "당시 진행자로서 김호중 씨의 첫 재판이었고 여러 가지로 초미의 관심사였기 때문에 그것을 시청자들께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행동이었다. 법정 내부는 촬영 허가가 안 되는데, 방송 시간이 임박해 김 씨의 모습이 전달돼 그걸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행동"이라고 밝혔다.
이어 "말로만 설명했어도 충분했을 것을, 행동을 통해서 좀 더 잘 알려드리겠다는 욕심 때문에 결과적으로 이런 혼란과 불편을 드렸다"며 "당사자와 그 방송을 보면서 불편함을 느꼈을 시청자들께 지금도 송구스럽고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함께 출석한 천상철 보도본부 부본부장은 "해당 프로그램은 폐지됐고, 새 교양 프로그램이 신설돼 곧 생방송으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심의위원들은 사과의 진정성이 느껴진다고 판단했다. 김정수 위원은 "방송 후 두 차례에 걸쳐 사과방송을 했고 앵커도 오늘 직접 나와 진정성 있게 사과했다"며 행정지도 중 '권고' 의견을 냈다. 류희림 위원장도 "보름 만에 프로그램을 폐지했고 당사자 징계까지 했으며 당사자가 깊이 반성하는 모습을 보인다. 후속 조치를 신속하게 한 점을 높이 평가한다"고 해 전원 일치로 '권고' 의결됐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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