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의대생 커뮤니티 글 유출
"응급실을 못 가? 어쩌라고?"
"개돼지들 공포에 떨게 만들자"
전공의 사직으로 인한 의료공백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응급실 뺑뺑이 사망' 등을 두고 시민들을 조롱한 의사 커뮤니티의 악성 게시들글이 올라온 것으로 알려졌다. 커뮤니티의 글들이 익명에 가려져 사적 의견을 가감없이 드러낸다고 해도 응급 환자가 응급 의료기관을 찾지 못해 사망하는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는 것을 두고 "조선인들 죽는 거 볼 때마다 기분이 좋다", "뉴스 볼 때마다 행복해", "국민 뒤져도 별 상관없음", "응급실을 못 가? 어쩌라고?" 등 도를 넘어섰다는 평가다. 특히 응급실에서 근무하는 의사의 실명을 악의적으로 공개한 블랙리스트가 공개돼 시민들의 분노가 커진 상황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조선 놈들은 처맞아야 정신 차린다", "응급실 뺑뺑이가 내 알 바냐"
11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의사 커뮤니티' 내부 글들이라는 주장의 글과 캡처들이 올라왔다. 이에 따르면 의사로 추정되는 한 누리꾼은 "길바닥에서 개센징들 죽어가고 하루에 100명씩 응급실 앞에서 울부짖으면서 죽길 원한다", "길바닥에서 피 토하면서 죽어갈 때가 되면 그때 백지수표를 가지고 오라고 하면 된다"라고 말한다. 또 다른 의사도 "조선 놈들은 처맞아야 정신 차린다", "응급실 뺑뺑이가 내 알 바냐" 등 수위 높은 발언을 이어갔다.
이를 두고 누리꾼들은 '국민 생명과 건강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할 의사들이 작성한 글이라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공분을 터뜨렸다. 특히 추석 연휴를 앞두고 응급실 운영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상황에서 조롱 글을 작성한 것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누리꾼들은 "이 글 보고 이제부터 정부 응원한다", "자국민을 조선인이라 부르는 것부터 충격", "저런 정신머리 가진 사람들한테 진료받고 있던 거야?", "천박한 건 니들이야", "5000명 확 증원해버려라", "지들이 신인 줄 아나 봐", "당장 수사해서 면허를 박탈하라" 등의 댓글을 남기며 분노했다.
정부 조롱 글도 다수 발견돼…"정부 버르장머리를 고쳐야 한다"
정부를 향한 조롱도 다수 발견됐다. 커뮤니티 내에는 "아직 정부가 정신을 못 차린 듯 해", "정부 버르장머리를 고쳐야 한다", "정부와 국민을 궤멸시켜야 한다", "응급실 뺑뺑이 누워서 관망이나 해야지" 등의 글이 게재됐다. 전공의들은 지난 2월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해 집단사직하며 병원을 떠난 이후 줄곧 '증원 백지화'만 내세우며 정부와의 대화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최근 충북 청주에서 탈장 증세 등을 보인 생후 4개월 아이가 130km 떨어진 서울까지 이동해 치료를 받는 등 응급실 미수용, 이른바 뺑뺑이 사태가 곳곳에서 벌어지면서 국민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지난 10일 의료사고 피해자들이 모여 최근 의료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혼란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날 한 피해자 유족은 “4살 아들이 응급실 뺑뺑이를 하다 세상을 떠났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장은 “의료파업으로 응급실 뺑뺑이 문제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며 “법이 한시라도 빨리 시행돼 고 응급 이송이 거부당하는 사고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려가 커지자 정부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응급실 인력확보를 위해 인건비를 직접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의사와 간호사 400명의 신규 채용을 유도하고 월 37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서지영 인턴기자 zo2zo2zo2@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