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복 입은 채 거리 배회하던 치매 노인
경찰 눈썰미에 무사히 가족 품으로 인계
경찰관의 눈썰미 덕에 병원을 나왔다가 길을 잃은 치매 노인이 무사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6일 경찰청 유튜브 채널에는 '터벅터벅 병원복을 입고 링거를 꽂은 채…'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는 지난달 6일 오후 4시께 충남 예산군의 한 도로를 배회하는 노인 A씨의 모습이 담겨있었다. 영상에서 A씨는 병원복 차림으로 링거를 꽂은 채 2차선 차도 가장자리에서 느린 걸음으로 걷고 있었다. 이날은 기온이 35도에 육박하는 무더운 날씨였다.
순찰을 하던 경찰관이 A씨를 발견했고, 그의 모습을 이상하게 여긴 경찰이 차를 세운 뒤 곧바로 다가가 "어르신, 혹시 어디로 가고 계세요"라고 물었다. 그러자 A씨는 "나 집에 가야 돼. 집"이라고 말하며 횡설수설했다. 이어 그는 "나 빨리 집에 가야 돼"라는 말만 반복할 뿐 인적 사항 등을 묻는 말에는 전혀 답하지 못했다.
경찰은 A씨의 인상착의와 링거를 맞고 있었다는 점 등을 미루어보아 병원에서 나왔다가 길을 잃은 것으로 판단해 병원복에 적혀 있는 병원으로 돌아갔다. 한참을 달려 병원에 도착한 경찰은 A씨를 찾고 있던 가족에게 무사히 A씨를 인계할 수 있었다.
이 영상을 본 한 누리꾼은 "치매인 어머니도 비슷한 상황에서 경찰의 도움을 받은 적이 있다"면서 "가족들이 모두 잠든 한밤중에 잠옷 바람으로 집을 나섰는데, 경찰의 빠른 대처로 무사히 집에 돌아왔다"라고 이야기했다. 다른 누리꾼들도 "폭염에 저대로 계속 있었으면 큰일 날 뻔했다. 사람의 목숨을 살린 것", "환자복에 병원 이름을 쓰는 이유가 있다", "차 타고 순찰하면 그냥 지나칠 수도 있을 텐데 경찰관의 눈썰미가 대단하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구나리 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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