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79만2022명 조사 결과
항우울제·항불안제 동시 복용시 체중증가 비율↑
항우울제와 항불안제를 동시에 복용하면 체중이 늘어날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20대 남성의 체중 증가 위험성이 가장 높았다.
의정부 을지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허연 교수와 서울아산병원 박혜순 교수 연구팀은 2009년부터 2019년까지 국가건강검진을 2회 이상 받은 19~39세 성인을 대상으로 ‘항우울제·항불안제와 체중증가의 연관성’을 조사했다. 조사 대상자는 총 79만2022명으로, 남성은 48만4499명, 여성은 30만7523명이다.
연구팀은 이들을 ▲항우울제·항불안제 동시 복용군 7만752명(8.9%) ▲항우울제 복용군 9만3592명(11.8%) ▲항불안제 복용군 12만8051명(16.2%) ▲항우울제·항불안제 미복용군 49만9627명(63.1%)으로 분류해 체중 변화를 확인했다.
그 결과 항우울제·항불안제를 동시 복용한 이들이 미복용군에 비해 체중이 증가할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연간 10㎏ 이상 체중증가 비율은 항우울제·항불안제 동시 복용군이 4.1%로 가장 높았고, 항우울제 복용군 2.9%, 항불안제 복용군 2.4% 순으로 나타났다. 미복용군은 1.7%로 가장 낮았다.
성별을 기준으로 보면, 여성보다 남성에서 체중증가 비율이 더 높았다. 남성의 경우 10㎏ 이상 체중증가 비율이 항우울제·항불안제 동시 복용군 4.5%, 항우울제 복용군 3.0%, 항불안제 복용군 2.5%, 미복용군 1.9% 순으로 조사됐다. 여성은 동시 복용군 3.7%, 항우울제 복용군 2.8%, 항불안제 복용군 2.2%, 미복용군 1.4%로 나타났다. 모든 그룹에서 남성의 체중 증가 비율이 여성보다 다소 높은 결과다.
연령별로는 19~29세와 30~39세의 두 그룹으로 분류해 조사한 결과, 20대의 체중 증가 위험이 더 컸다. 19~29세에서 연간 10㎏ 이상 체중이 증가한 비율은 항우울제·항불안제 동시 복용군 5.4%, 항우울제 복용군 4.1%, 항불안제 복용군 3.2%, 미복용군 2.0%지만 30대는 각각 3.5%, 2.4%, 1.9%, 1.2%였다.
허연 의정부 을지대병원 교수는 "최근 젊은 성인에서 항우울제와 항불안제 사용이 증가하고 있다"며 "젊은 성인기의 비만은 여러 질환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항우울제와 항불안제를 복용할 때 체중증가의 위험에 대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체중증가의 위험이 있는 환자군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 내분비학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임상내분비학저널' 최신 호에 게재됐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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