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주가, 연초대비 30% 넘게 내려
2분기, 분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에도 하락
인공지능(AI) 검색시장에서 밀리는 네이버는 최근 주가 추이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올해 2분기 실적이 분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지만 AI 성장 방향에 대한 시장 반응은 미지근하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9일 기준 네이버 주가는 전일 대비 0.57% 내린 15만66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연초 22만7500원과 비교하면 30% 이상 떨어졌다. 52주 최저가 15만1100원과는 5500원 차이다.
네이버는 지난 2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연결 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8.4% 늘어난 2조6105억원, 영업이익은 26.8%나 증가한 4727억원으로 집계됐다. 부문별로 보면 서치플랫폼, 커머스, 핀테크, 클라우드가 모두 성장세를 보였다.
고른 성장에도 네이버 주가가 하락한 건 미래 사업에 대한 전망이 밝지 않기 때문이다. 2분기 실적 발표 설명회에서 네이버는 AI와 관련된 전략을 내놓은 바 있다. 거대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와 연계한 인공지능(AI) 검색 서비스 큐:(Cue:)에 대해 연내 모바일 서비스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큐는 지난해 9월 공개돼 현재 PC 버전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다.
가장 실망스런 부분은 수익모델이 구체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네이버는 AI 모델과 검색·광고 커머스 서비스의 결합을 통해 고도화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하지만 오픈AI,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와 달리 별도 구독료 등을 통한 수익화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대화형 에이전트 서비스라든지 쇼핑 추천에 LLM을 이용한 서비스에 대한 전략적 검토를 하고 있으나 현재는 검색과 광고 커머스의 결합을 통해 기존 수익 모델을 고도화하는 것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했다.
시장에선 자본을 투입해 LLM 개발에 몰두하는 빅테크와의 경쟁에서 네이버가 한발 물러선 것으로 해석한다. AI 모델을 통한 직접 경쟁이 아닌 검색, 광고 커머스와의 결합을 통해 다른 노선을 걷겠다는 이야기로 보인다는 것이다.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증권가는 목표주가를 내렸다. 삼성증권은 목표가를 기존 25만원에서 24만원으로, 유진투자증권은 28만9000원에서 24만원으로 내렸다.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국내에서 안정적인 이익 창출이 예상되기에 매력도가 부각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면서도 "다만 탄력적인 리레이팅(가치 재평가)은 커머스·콘텐츠 성장성 회복 가시화, AI 경쟁력 입증, 글로벌 중장기 전략에 따라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네이버는 2024년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30% 증가했으나 AI 경쟁력 약화 우려로 지속적인 멀티플 하락을 경험하고 있다"고 했다.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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