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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삼의 법칙, 美 경기침체 과대평가 가능성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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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뉴욕사무소
"팬데믹 대응과정에 경제이론 적용 어려워져"

한국은행은 미국의 경기 침체 공포를 불러온 '삼의 법칙(Sham rule)'이 경기침체 우려를 과대평가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16일 한은 뉴욕사무소의 '삼의 법칙 발동과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평가' 동향분석에 따르면 지난 5일 세계 증시가 일제히 폭락했던 원인으로 투자자들의 경기 침체 우려가 꼽히는데, 이들의 우려를 촉발한 원인 중 하나인 삼의 법칙이 경기침체 우려를 과대평가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삼의 법칙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였던 클라우디아 삼 뉴센추리 어드바이저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2019년 고안한 것으로 실업률을 바탕으로 추후 경기를 전망하는 이론이다. 최근 3개월 실업률 평균과 직전 12개월 중 최저 실업률 간 차이가 0.5%포인트 이상일 경우 경기 침체에 접어든 것으로 판단한다. 삼의 법칙은 1970년 이후 경기침체를 비교적 정확하게 포착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경기침체 이외의 시기에는 발동하지 않았다. 평균적으로 경기 침체가 시작된 지 약 3개월 후에 발동되고 공식적으로 경기 침체를 선언하는 전미경제연구소(NBER)보다 빠르게 경기 침체를 알리는 지표로 알려져 있다.


지난 2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 노동부 고용지표가 삼의 법칙 조건을 충족하면서 경기침체 우려는 고조됐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7월 신규 고용수는 11만4000명으로 증가폭을 축소했고 실업률은 4.3%로 치솟았다. 3개월 평균 실업률은 4.13%, 직전 12개월 중 3개월 평균 실업률 최저치는 3.6%로 두 수치의 차이(0.53%포인트)가 삼의 법칙이 발동되는 임계치인 0.5%포인트를 넘어섰다. 골드만삭스는 고용지표가 발표된 이후 미국의 경기침체 확률을 10%에서 25%로 상향 조정했다.


그러나 지표를 고안한 클라우디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7일 외신 인터뷰에서 이민 등 노동 공급의 증가가 삼의 법칙 발동에 주로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현재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진 것으로 보긴 어렵다고 밝혔다. 통상 경기침체 초기엔 실업률이 점진적으로 상승하면서 이러한 고용 부진이 가계의 소득과 지출을 감소시키고, 기업들의 노동수요 축소와 실업률 상승을 불러오면서 경기침체가 심화하는 양상을 보인다. 하지만 현재는 노동시장의 신규 진입자가 실업률 상승의 절반을 차지하기 때문에 과거의 경기침체와 다른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다.


Fed 이사들도 고용지표 악화에 따른 경기침체 가능성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지난 31일 FOMC 기자회견을 통해 삼의 법칙을 인과성이 있는 경제법칙이 아닌 통계적 규칙성으로 규정했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와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도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다수의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IB) 단기간 내의 고용 악화가 경기 침체를 불러올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JP모건, 골드만삭스 등 경기침체를 부정하는 입장은 이번 실업률 상승이 노동수요 축소보다는 노동공급 증가와 허리케인 등 일시적인 악천후의 영향이 컸다고 평가했다. 최종 수요와 기업실적이 양호하기 때문에 기업이 일자리를 크게 줄일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일부 IB는 실업률 상승이 경기 침체를 나타내는 지표로 해석하고 있다. 시티 등 경기 침체를 긍정하는 입장은 이번 실업률 상승이 날씨와 상관없이 노동수요가 둔화한 데 주로 기인한다고 평가했다. 큰 폭으로 증가한 일시적 해고는 영구적 해고 확대로 이어져 실업률 추가 상승과 경기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노동시장 불균형이 조정되는 과정에서 구직자가 늘어나는 가운데 실업률이 상승함에 따라 삼의 법칙 지표가 경기침체 리스크를 과대평가할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대응 과정에서 경제구조가 크게 변하고 대규모의 재정지출 등에 힘입은 소비와 투자로 금리 인상 효과가 약화함에 따라 경제 이론과 통계적 규칙성이 적용되기 어려운 경우가 늘어난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러나 고용시장 둔화 신호도 분명히 나타나고 있어 추가적인 통계를 통한 추세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며 "경제가 둔화하는 과정에서 취약해진 경제 주체들의 심리가 작은 충격에도 크게 흔들려 경제활동이 크게 위축될 수 있으므로 경제·금융시장 불안 심화 시 즉각적인 정책적 대응의 필요성이 중요해졌다"고 덧붙였다.

한은 "삼의 법칙, 美 경기침체 과대평가 가능성 높아"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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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현 기자 no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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