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출 줄 안 다음에야 정해질 수 있고, 정해진 후에야 고요해질 수 있으며, 고요해진 후에야 편안해질 수 있고, 편안해진 후에야 생각할 수 있으며, 생각한 후에야 얻을 수 있다.
<대학>의 가르침에서 핵심은 삼강령이다. '밝은 덕, 백성을 새롭게 함, 지극한 선에 머묾'(명덕 신민 지어지선·明德 新民 止於至善)인데, 예문은 그것을 이루기 위한 기반이 되는 실천 강령이다.
그 첫 번째는 멈출 줄 아는 것이다. 바쁜 일상과 번잡한 관계 속에서는 생각할 여유가 없고, 나아갈 길을 명확히 정할 수 없다.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그냥, 대충 살아가는 것이 우리의 일상이다. 이때 필요한 것이 '멈춤'이다. 바쁘게 나아가던 걸음을 잠깐 멈춘 다음 어떤 상황에서도 변하지 않고 흔들리지 않을 목표를 정하면 삶의 속도를 따라가는 데 급급했던 마음 또한 평안하게 가라앉을 수 있다. 평안한 가운데 잠잠히 생각하면 내가 얻고자 하는 것을 얻게 된다. 비로소 삼강령을 이룰 수 있는 자격이 갖춰지는 것이다.
우리는 무엇이든 원하는 것을 얻으려면 열심히 일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성공이든 학문이든 명예든 마찬가지다. 남보다 더 열심히 해야 얻을 수 있고, 남보다 먼저 앞서가야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복잡한 세상에서 번잡한 삶을 살아가다 보면 사람들은 어느 순간 길을 잃는다. 어디로 갈지, 무엇을 원했는지조차 까마득히 잊고 자신을 잃은 채 헤매게 된다. 그때 잃어버린 자신을 되찾으려면 반드시 잠깐 멈춰야 한다. 지금 하고 있는 일에서 손을 놓아야 한다. 그리고 스스로를 돌아봐야 한다.
그렇게 마음을 평안하게 다스릴 때 자신의 솔직한 모습과 대면할 수 있다. 그리고 잊었던 이상을, 나아가야 할 길을 생각할 수 있다. 그것을 위해 어떤 일을 시작해야 하는지도 알 수 있다. 반드시 사람에게 생각이 필요한 이유다.
하지만 이때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 있다. 생각하면 무엇이든 얻을 수 있지만, 그 생각은 올바른 것이어야 한다. 생각을 통해 선하고 착한 것도 얻을 수 있지만 악하고 나쁜 것 역시 얻을 수 있다. 무엇을 선택할지는 모두 자신에게 달렸다.
-조윤제, <신독, 혼자 있는 시간의 힘>, 비즈니스북스, 1만7800원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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