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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궁, 사이클, 장대높이뛰기에도…메달보다 더 한 테크경쟁 [테크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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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뒤에 숨은 기술력
로봇으로 양궁 도운 현대
자전거, 장대에도 테크가

올림픽은 선수들의 육체와 기술을 맞부딪치는 스포츠 정신 가득한 행사이지만, 사실 이면에는 국가, 기업들 사이의 치열한 기술력 경쟁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현대 엘리트 스포츠의 훈련, 장비 조달 등에는 첨단 과학기술이 유감없이 발휘되는 기술 경쟁의 장이며, 올림픽도 이런 추세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한국 양궁 비결, 현대차가 개발한 '로봇' 덕분

양궁, 사이클, 장대높이뛰기에도…메달보다 더 한 테크경쟁 [테크토크] 한국 양궁 선수들의 훈련용 로봇 [이미지출처=현대차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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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금메달을 쓸어 담은 양궁은 '과학화 훈련'의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대한양궁협회를 국내 최대 완성차 기업인 현대차그룹이 후원하고 있다는 건 이미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선대에 이어 양궁협회장을 맡고 있으며, 개인적으로도 한국 양궁에 열정을 갖고 협회 업무에 임하고 있다고 하지요.


양궁 협회는 선수 선발 과정 등에서 공정하고 투명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이와 더불어 현대차의 첨단 기술을 동원한 특유의 훈련 시스템도 주목받습니다.


이번 2024 파리 올림픽 이전에 한국 양궁 선수들은 현대차가 개발한 개인 훈련용 슈팅 로봇과 함께 훈련했습니다. 공장 자동화에 투입되는 로보틱스, 컴퓨터 비전 등 테크를 응용한 로봇으로, 심지어 바람의 미묘한 세기까지 측정해 조준점을 실시간 개선하는 '최강의 라이벌'입니다. 덕분에 한국 선수들은 언제나 최고의 훈련 환경에서 실력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초미세 반도체 장비 부품사가 '경주용 자전거'도 만들었다

양궁, 사이클, 장대높이뛰기에도…메달보다 더 한 테크경쟁 [테크토크] 레니쇼는 첨단 금속 3D 프린터 기술로 프로토타입 제조 시간을 수개월에서 단 몇주로 압축했다. [이미지출처=레니쇼 홈페이지]

한국의 효자 종목이 양궁이라면 영국은 사이클링이 있습니다. 영국의 사이클링 스포츠는 2012 런던올림픽에서 결실을 보았고, 지금도 매번 다수의 메달을 영국 대표팀(Team GB)에 안겨주고 있습니다.


영국 사이클링팀은 선수 개개인의 기량도 훌륭하지만, 무엇보다도 장비 측면에서 매우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이클링 선수들이 사용하는 자전거는 최고 시속 100㎞에 근접하는 괴물입니다. 기계가 아닌, 인력으로 굴리는 자전거가 이 정도의 속도를 유지하려면 공기 저항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이런 제품을 디자인하고 양산하기 위해 영국의 정밀 엔지니어링 기업 '레니쇼'가 나섰습니다. 레니쇼는 일반 대중에게 그리 잘 알려진 기업은 아니지만, 초정밀 계측기와 3D 프린터 업계의 핵심 부품 업체입니다. 그 유명한 반도체 제조용 EUV 노광장치를 만드는 네덜란드 ASML에 나노미터(㎚) 단위 레이저 계측기를 납품하는 회사가 레니쇼입니다.


레니쇼는 자사 정밀 엔지니어링 노하우와 3D 프린터 기술력을 투입해 순수 티타늄으로 만든 경주용 자전거를 단 몇 주일 만에 완성했습니다. 경주용 자전거 개발은 디자인부터 프로토타입 제작, 양산에 이르기까지 보통 수개월이 걸리는 작업이지만, 영국 팀은 레니쇼 덕분에 그 기간을 수배 단축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덕분에 영국 사이클링팀은 자신에게 적합한 커스텀 자전거를 손에 넣을 수 있었습니다.


장대높이뛰기에 숨은 테크

양궁, 사이클, 장대높이뛰기에도…메달보다 더 한 테크경쟁 [테크토크] 듀플랜티스가 지난 6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육상 남자 장대높이뛰기 결선에서 도약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장대높이뛰기는 애초에 극히 위험한 스포츠였습니다. 사실, 과거 올림픽에서 가장 많은 사고가 발생하는 스포츠 중 하나가 바로 장대높이뛰기였습니다.


어째서일까요. 선수들이 공중에서 몸을 지탱할 때 쓰는 장대가 자주 파손됐기 때문입니다. 올림픽 수준의 경기에서 선수들은 약 6m 위까지 치솟는데, 이때 장대가 받는 압력은 어마어마합니다. 결국 장대가 휘어지다 못해 부러지면 선수들은 순간적으로 중심을 잃게 되고, 아래로 떨어지면서 치명적인 상처를 입게 되는 겁니다.


이런 장대높이뛰기를 안전한 스포츠로 만든 것도 현대 기술입니다. 미국 텍사스에 위치한 'UST-ESSX'라는 업체가 전문적으로 제조해 올림픽에 납품하고 있습니다. 1998년 브루스 콜드웰이라는 사업가가 부러지지 않는 장대를 개발하기 위해 ESSX를 설립했고, 이후 2016년 UST가 ESSX를 인수하면서 지금의 기업 구조를 갖추게 됐습니다.


ESSX 장대는 2004년부터 올림픽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장대높이뛰기 경기에 공급됐다고 합니다. 해당 금속이 아닌 복합 섬유로 짜 만들어졌는데, 섬유 장대는 유연하면서도 내구성이 높아 압력을 견디기에 안성맞춤입니다.


다만 복합 섬유 장대는 아직 완전히 안전하다고 볼 수 없습니다. 섬유에 금이 가면 언제라도 파손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이 때문에 경기 이전에 철저히 장대를 조사해 결함이나 섬유상의 흠을 잡아내 폐기하는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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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ESSX를 비롯한 특수 장대 제조업체들은 '자가 수복' 가능한 장대용 섬유를 만드는 연구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섬유에 균열이 생겼을 경우 자동으로 초미세 캡슐을 방출해 수복하는 물질, 혹은 섬유 자체를 가열하면 10분 이내에 균열 부위가 봉합되는 물질 등입니다. 해당 연구들이 상업화하면, 장대가 파손돼 사고를 당할 위험은 영원히 사라지겠지요.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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