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800만㎡ 생산능력 구비 계획
中기업과 복합동박 양산화 협업 진행
경기도 화성시 마도면에 위치한 아이엠 공장에서는 ‘복합동박’ 생산이 한창이었다. 얇고 매끄러운 갈색 구릿빛의 복합동박은 아이엠의 독창적인 진공증착 장비에서 쉴 새 없이 나오고 있었다.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 기업 아이엠은 신사업 먹거리로 이차전지용 복합동박을 선택했다. 복합동박은 이차전지 음극재의 기존 전해동박을 대체할 신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기존 전해동박보다 동 사용량을 60% 이상 절감하고 경량화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차전지 화재의 원인인 열폭주를 차단할 수 있어 이차전지 안전성도 크게 강화할 수 있다.
아이엠은 스마트필름 전문기업인 아이엠첨단소재를 기반으로 복합동박 사업에 진출했다. 아이엠첨단소재는 FTO 연속 상온 증착기술로 터치센서패널, 투명발열필름, 투명안테나 등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복합동박은 플라스틱 페트(PET) 필름의 양면을 동으로 코팅한 제품으로 아이엠첨단소재의 사업과 결이 같다. 국내에서는 아이엠과 태성이 복합동박 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아이엠이 복합동박 신사업에 진출한 이유는 높은 성장성 때문이다. 중국 절상증권 연구소에 따르면 2025년 전기차 배터리용 복합동박 보급률은 2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또 복합동박 시장 규모는 2022년 1700억원에서 2025년 3조4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연평균 271% 커지는 셈이다.
아이엠은 복합동박 신사업 준비를 위해 1개 생산라인을 선제적으로 도입했다. 마도 공장에는 진공증착(Sputter) 장비가, 안산 공장에는 전해도금(Plating line) 장비가 설치돼있다.
전해도금 장비는 세계 최초 1350㎜ 수평식 도금 장비다. 4.5㎛(마이크로미터) PET의 양면을 1㎛ 전자동으로 도금할 수 있다. 여기서 나온 제품은 두께 6.5㎛, 폭 1.1m로 기존 동박 대비 중량은 약 75%, 원가는 약 50% 줄일 수 있다.
이 같은 기술력을 인정한 중국 기업들도 아이엠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중국 내에서도 여러기업이 복합동박 기술을 개발하고 있지만 현재 이렇다 할 성과가 나오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전날 아이엠은 중국 동박 전문기업 눠더구펀(NuoDe)과 복합동박 관련 기술교류 협약(MOU)을 체결했다. 또 화촹(Huachuang)과도 협력 관계를 맺었다. 이들은 모두 글로벌 이차전지업체인 닝더스다이(CATL), 비야디(BYD)가 직접 투자한 주요 동박 공급사다.
아이엠은 올해 말 복합동박의 양산에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시제품 테스트가 완료되면 중국 기업들과 양산 수량을 논의할 계획이다. 현재 1개 라인 당 연간 200만㎡ 규모가 생산 가능하다. 아이엠은 본격적으로 양산에 들어갈 경우 베트남 공장을 증설해 3개 라인을 추가할 방침이다. 연간 800만㎡ 이상의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되는 셈이다.
아이엠 관계자는 “최근 전기차 화재 사건 등으로 복합동박의 필요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복합동박 시장을 먼저 개척하고 있던 중국 기업들이 아이엠에 주목하고 있는 만큼 빠른 양산과 성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장효원 기자 specialjh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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