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화당 부통령 후보 밴스
과거 폭스뉴스서 발언 SNS에 확산
미국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J.D. 밴스 연방 상원의원이 과거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등을 겨냥한 발언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고 악시오스 등 현지 언론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문제가 된 발언은 밴스 의원이 2021년 7월 폭스뉴스의 '터커 칼슨 투나잇'에 출연해 언급한 내용이다. 밴스 의원은 해당 인터뷰에서 해리스 부통령 등을 비롯한 몇몇 민주당 인사들을 두고 "자녀가 없어 불행한 여성들"(childless cat ladies who are miserable)이라며 "이들은 국가의 미래와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남편이 전처와 낳은 자녀 둘을 키운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영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 등을 통해 빠르게 퍼졌고 현재 조회 수가 2860만회를 돌파한 상태다. 여성 톱스타들의 비판도 쏟아졌다. 인기 시트콤 '프렌즈'의 주인공 레이첼 역을 맡았던 배우 제니퍼 애니스턴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미국의 부통령이 될 수 있는 사람이 이런 말을 입에 담다니 믿을 수 없다"며 "당신(밴스)의 딸이 언젠가 자력으로 아이를 가질 수 있을 만큼 운이 좋길 기도한다"고 비판했다. 애니스턴은 과거 인터뷰에서 난임으로 체외수정 등을 시도하는 등 큰 어려움을 겪은 사실을 고백한 바 있다.
할리우드 원로배우 우피 골드버그도 전날 자신이 진행하는 방송 프로그램에서 "어떤 이유로든 아이를 갖지 않기로 결정한 사람들이 있고, 아이를 갖길 원해도 가질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며 "아이는 당신의 아내가 낳았고, 당신은 아무것도 모른다"고 꼬집었다.
밴스 의원을 향한 비판에는 현재 인기 절정의 팝스타인 테일러 스위프트의 팬들까지 가세했다. 스위프트는 결혼한 적이 없지만, 고양이 3마리를 키우며 혼자 사는 여성으로 알려져 있다. 틱톡에는 스위프트가 거대한 고양이의 등에 올라타고 어디론가 이동하는 모습을 합성한 이미지와 함께 "11월에 해리스에게 투표하기 위해 투표소로 가는 '자식 없는 고양이 여성들'"이라는 문구가 담긴 영상이 게재되며 이목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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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포스트(WP)는 "밴스의 발언에 대한 이 같은 격렬한 반응은 낙태와 피임, 체외수정 등 여성의 생식권 문제가 이번 대선의 주요 동력이 될 것임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이날 초당파 싱크탱크 퓨 리서치 센터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 자녀가 없는 50세 미만 성인의 47%가 자녀를 가질 가능성이 작다고 답했다. 2018년보다 10%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또 현재 아이가 없고 앞으로도 가질 가능성이 없다고 답한 젊은 여성의 64%는 단순히 아이를 원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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