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 정부가 추진 중인 ‘공무원 할당제’ 반대 시위가 갈수록 격화하면서 하루 새 30명이 넘는 학생이 사망했다.
19일(현지시간) 다카트리뷴과 AFP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학생 등 수천 명은 수도 다카의 주요 대학들에 모여 시위를 벌였다.
이 같은 시위가 벌어지는 것은 '독립 유공자 자녀 공무원 할당제' 도입 움직임 때문이다.
2018년 방글라데시 정부는 1971년 방글라데시 독립전쟁 참가자 자녀들에게 공직 30%를 할당하는 정책을 추진했지만, 대규모 대학생 반대 시위로 폐지했다.
하지만 지난달 다카 고등법원은 이 정책에 문제가 없다며 정책 폐지 결정이 무효라고 봤다.
일부 시위대는 국영 방글라데시 텔레비전(BTV)으로 향해 방송국 수신 관련 건물과 외부에 주차된 차 수십 대에 불을 질렀습니다. 다카의 재난관리청 사무실과 주요 경찰서, 경찰차도 표적이 됐다.
시위대는 응급 서비스를 제외한 전국 교통수단의 '전면 봉쇄'를 시행하겠다며 다카 시내 주요 도로와 외곽 고속도로를 점거하기도 했다.
이들은 할당제 폐지 주장은 물론 하시나 총리를 독재자라고 부르며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하시나 총리는 2009년부터 총리가 된 후 장기집권하고 있으며 지난 1월 야당의 보이콧 속에 치러진 총선에서도 압승해 5번째 임기를 소화하고 있다.
경찰은 시위대 해산을 위해 고무탄과 최루탄을 발사했다. 당국도 무기한 휴교령을 내리고, 모바일 인터넷을 차단하는 등 강경하게 대응했다.
반정부 시위대와 경찰·친정부 시위대 간 충돌로 지난 18일에만 1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AFP 통신은 주요 병원을 통해 자체 집계한 결과 18일에만 25명이 사망하고 1000명이 다쳐 치료받았다고 보도했다.
당국은 공식 사상자 수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앞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대변인을 통해 방글라데시 정부에 위협이나 폭력으로부터 시위대를 보호하라고 촉구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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