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시달리는 증권사들 대거 대주단 참여
63만평 규모 초대형 민간공원 특례 사업
지방이지만 미분양 우려 적고 사업성 우량
서울·경기에 이어 지방 일부 알짜 아파트 사업장들도 본 프로젝트파이낸싱(PF) 조달에 성공하고 있다. 2금융권 PF 부실 문제가 완전 해소된 것은 아니지만, PF 사업장 '옥석 가리기'를 통해 일부 지방 사업장에도 사업자금 공급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광주중외공원개발㈜은 증권사들로 구성된 대주단으로부터 4800억원 규모의 본PF 대출을 받았다. 담보권 및 상환 우선순위에 따라 선순위 대출 4300억원과 후순위 대출 500억원으로 나눠 투자자 모집이 이뤄졌다.
본PF 대주단으로는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메리츠증권, 현대차증권, 신영증권 등이 참여했다. 이들 증권사는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대출을 인수한 뒤 대출 원리금을 기초자산(일종의 담보)으로 단기사채를 발행했다.
대주단으로 참여한 증권사들은 시행사가 PF 대출을 자력으로 상환하지 못할 경우 SPC에 유동성을 제공하기로 하는 신용공여를 제공했다. 부실 우려로 자기자본으로 PF 대출을 인수하지 않고 일부 신용공여만 제공한 뒤 시장에 매각(셀다운)한 것이다.
광주중외공원개발은 광주광역시 북구 운암동 산 68번지 일원에서 중외공원 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시행사다. 현대엔지니어링과 범양건영이 시공사로 참여해 약 208만㎡(63만평)의 대규모 부지에 지하 3층 지상 29층짜리 공동주택(아파트) 1446세대와 여러 공원시설 등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현대엔지니어링과 범양건영은 사업지 3개의 블록(BL) 중 지난 1월 2BL와 3BL에 대한 착공과 분양에 들어갔다. 나머지 1BL 공동주택에 대해서는 오는 12월 착공 및 분양에 돌입할 예정이다. PF 대출 실행일부터 40개월이 지난 시점까지 책임준공(준공허가)을 받지 못하면 차입금 상환 책임을 시행사 대신 부담한다.
광주중외공원개발은 조달한 자금을 기존 대출금 상환과 공사비 지급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시행사는 기존에 광주은행, 하나은행, 대구은행, 메리츠화재, DB손해보험, KDB생명 등에서 4050억원가량을 빌린 바 있다. 이 중 일부를 상환하고 공사 진행 경과에 따라 추가로 사업비를 투입한다.
IB업계는 미분양 적체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지방에서도 사업성이 좋은 알짜 사업장을 중심으로 PF 자금 확보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증권사 PF 담당자는 "중외공원 개발 사업은 광주광역시에서 추진되는 초대형 민간공원 특례 사업으로 문화·생활 인프라, 교통 및 교육 인프라가 우수해 미분양에 대한 우려가 상대적으로 적다"고 분석했다.
중외공원 내에는 비엔날레, 국립박물관, 예술의전당, 어린이대공원 등 광주 대표 문화 시설들이 있다. 또 주변에 신세계백화점, 현대병원, 유스퀘어 터미널 등 다양한 생활 인프라도 잘 갖춰진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PF 부실 우려가 낮은 최우량 건설사가 시공을 담당하고 있어 PF에서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임정수 기자 agreme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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