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시작으로 2년새 42명 여성을…케냐 최악의 연쇄살인범 검거

"첫 번째 희생자는 자신의 아내"

케냐에서 최근 심하게 훼손된 여성 시신이 무더기로 발견된 가운데 유력한 연쇄살인 용의자가 검거됐다.

케냐 수도 나이로비의 쓰레기 매립장에서 발견된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15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더네이션 등은 무함마드 아민 케냐 경찰 범죄수사국장이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수도 나이로비의 쓰레기 매립장에서 최근 토막 시신으로 발견된 여성들의 살해 용의자를 체포했다고 밝힌 점을 보도했다.

아민 국장은 용의자가 '콜린스 주마이샤'라는 이름의 33세 남성이라고 밝혔다. 그는 "2022년부터 지난 11일까지 여성 42명을 살해해 시신을 유기했다"라고 자백했다. 아민 국장은 "첫 번째 희생자는 자신의 아내 '이멜다'로, 목 졸라 죽인 뒤 시신을 토막 내서 같은 장소에 버렸다고 한다"며 "인간의 생명을 존중하지 않는 사이코패스 연쇄 살인범"이라고 강조했다. 용의자는 이날 새벽 희생자 가운데 한 명의 전화번호를 이용해 모바일 현금 거래를 하다가 덜미가 잡혔다. 심지어 경찰 급습 당시 주마이샤는 또 다른 피해자를 유인하는 중이었다고 전해졌다.

경찰 수사 결과 매립장에서 약 100m 떨어진 주마이샤 거주지에서는 피해자들의 휴대전화와 신분증 여러 개가 발견됐다. 경찰은 시신을 훼손하고 유기하는 데 이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마체테와 산업용 고무장갑, 셀로 테이프 등도 찾아냈다. 현지 주민들은 매립장 인근에서 여러 실종자 사건들이 있었는데도 해결되지 못한 것에 대해 경찰의 과실이라고 비난했다.

나이로비 남부 빈민가의 쓰레기 매립장에서는 지난 12일부터 이날까지 총 9구의 여성 시신이 수습됐다. 시신이 무더기로 발견되면서 현지에서는 경찰이 최근 증세 반대 시위 진압 과정에서 시민들을 납치·살해했다는 의혹이 나오기도 했다. 케냐에서는 지난달 경찰이 증세 법안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를 강경하게 진압하는 과정에서 최소 39명이 사망했다.

윌리엄 루토 대통령은 지난 11일 무살리아 무다바디 총리 겸 외무장관과 리가티 가차구아 부통령을 제외한 내각 전원을 해임했다. 이튿날엔 강경 진압의 책임을 물어 자페트 코오메 경찰청장도 경질했다. 증세 법안은 루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철회됐으나, 시위는 증세 반대에서 정권 퇴진 요구로 번졌다.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