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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상호 LS에코 대표 "유럽·베트남 해저케이블 사업 이르면 연말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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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에코에너지 등 3사 대표
재무통이지만 '과감한 투자' 신념
해외 프로젝트 이르면 연말 결정
韓-베트남-북미-유럽 라인 구축
글로벌 빅3 업체 추월 자신
희토류 밸류체인 기업 비전도

이상호 LS에코에너지 대표는 일주일 동안 전국을 누비는 일정을 소화한다. LS전선 최고재무책임자(CFO) 직함 외에도 구리전선 메이커인 LS 에코 첨단소재와 재생 동(銅)을 취급하는 한국미래소재까지 3개 회사 대표를 겸임하고 있다. LS 에코 첨단소재는 경북 구미에, 한국미래소재는 전북 군산에 있다. 서울과 LS전선 본사가 있는 경기도 안양은 물론이고 구미, 군산을 부지런히 오갈 수밖에 없다. 또 1~2개월에 한 번씩은 LS 에코에너지 생산법인이 있는 베트남을 찾는다.


재무통인 이 대표가 3개 사 경영을 맡게 된 가장 큰 이유는 투자 때문이다. 재무 전문가로서 안정성만 추구하는 게 아니라 투자를 결정할 땐 과감해야 한다는 신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인터뷰]이상호 LS에코 대표 "유럽·베트남 해저케이블 사업 이르면 연말 본격화" 이상호 LS에코에너지 대표이사가 서울 용산 LS사옥 집무실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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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지난 8일 서울 LS용산타워에서 가진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도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LS 에코에너지가 당장 돈을 잘 벌고 있지만 투자를 지속해서 하지 않으면 10년 후 같은 모습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면서 "힘들더라도 더욱 가열차게 투자하고 좀 더 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투자를 강조한 건 이를 통해 새로운 시장을 열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이 대표의 최대 관심은 LS에코에너지의 신사업 진출이다. 현재 영국과 베트남에서 해저케이블 사업을 타진하고 있는데 이르면 올해 안에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과 베트남이 각각 해저케이블 프로젝트를 승인할 경우 LS에코에너지는 해저케이블 공장 설립에 착수하게 된다. 이 대표는 "유럽(영국)이든 베트남이든 이르면 올해 해저케이블 사업을 본격화할 것으로 본다"면서 "베트남에서 해저케이블을 생산하면 말레이시아, 인도, 호주 시장까지 넘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LS에코에너지는 LS전선과 함께 몇 년 안에 '한국-베트남-유럽-북미' 해저케이블 생산기지를 구축해 프리즈미안(이탈리아), 넥상스(프랑스), NKT(덴마크) 같은 글로벌 '빅3' 업체를 추격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베트남 PTSC는 싱가포르를 연결하는 해저케이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PTSC는 베트남 국영 석유가스 기업 페트로베트남그룹 자회사다. PTSC는 해상풍력 장비, 부품 제작 및 설치 기술을 보유한 업체인 만큼 LS에코에너지는 PTSC와 함께 베트남 해상풍력 발전사업 프로젝트를 수주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베트남 정부는 2050년까지 91GW(기가와트) 규모 해상풍력단지를 건설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베트남 해상풍력 산업의 발전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그는 "베트남 남동부 연안은 수심이 얕으면서도 풍질(風質)이 좋다"며 "풍력단지에서 만드는 전력을 자사 해저케이블을 통해 싱가포르뿐 아니라 말레이시아, 호주, 인도 등에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해저케이블 수요는 그만큼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이 대표는 유럽 해저케이블 공장 사업도 이르면 올해 말 확정될 것으로 봤다. LS에코에너지는 지난달 영국 에너지 투자사 글로벌인터커넥션그룹(GIG)과 함께 영국 북동부 타인항 해저케이블 사업 부지 임대 우선협상권을 확보한 상태다. GIG는 수조원대 영국-아이슬란드 1600㎞ 해저케이블 연결 사업을 추진한다. 이 대표는 "영국 당국과 대화해보니 (아이슬란드와의) 프로젝트에 LS가 참여하는 것을 환영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계획대로 진행되면 LS에코에너지는 모기업인 LS전선과 함께 글로벌 해저케이블 공급망을 확보하게 된다. 이 대표는 '빅3' 업체도 추월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인터뷰]이상호 LS에코 대표 "유럽·베트남 해저케이블 사업 이르면 연말 본격화" LS에코에너지 베트남 생산법인 전경.[사진제공=LS에코에너지]

이 대표는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는 "인공지능(AI)이 확대되면서 모든 전기 제품의 르네상스가 왔다"며 전선을 연결해 전력을 서로 갖다쓰는 시대가 올 것으로 확신했다. 그는 미국과 유럽의 시차를 예로 들면서 "사용자의 전력 수요 피크 시간대를 보면 미국 동부가 아침일 때 유럽은 저녁 시간이라 전기 수요가 서로 다르다"면서 "전선 수천㎞를 깔면 미 동부에서 필요한 전기를 유럽과 나눠 쓰는 시나리오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LS에코에너지는 치솟는 전력수요를 바탕으로 올해 실적이 호조를 보일 전망이다. 하지만 지난해 대표 취임 당시만 해도 실적호조는 예상치 못했다. 그는 "실적이 나온다고 했으면 겸임을 했을지 모르겠다"며 "지난해 소재 사업을 맡으면서 어떻게 효율적으로 관리, 통합하고 사업 전략을 짤지를 고민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손익보다는 전략적 방향을 정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올해 실적에 대해 "미국 데이터센터 제품 수출에 힘입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본다"며 "베트남 공장 UTP(랜) 미 케이블 수출은 초기 단계여서 향후 성장성이 높다"고 했다.


전기자동차 등에 쓰이는 영구자석용 희토류 사업 속도도 높이고 있다. LS에코에너지를 국내 유일 희토류 가치사슬(밸류체인) 구축 기업으로 키운다는 게 이 대표의 비전이다.



올해 안에 베트남 광산업체 흥틴미네랄이 현지 광산에서 희토류 광물 모나자이트(Monazite)를 분리정제해 네오디뮴, 디스프로슘 등 산화물을 공급할 예정이다. 희토류 산화물 공급이 원활할 경우 현지 자회사인 LSCV 공장 안에 영구자석용 금속 공장을 착공할 방침이다. 흥틴미네랄은 LS에코에너지와 지난 1월 영구자석용 200t 규모 희토류 산화물 구매 계약을 맺은 업체다. 이 대표는 "호찌민 LSCV 공장 부지 안에 희토류 금속 합금 공장을 착공할 예정"이라며 "미·중 갈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희토류 '탈중국'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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