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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에서 다우닝가로…차기 '英총리 예약' 스타머는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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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블레어(노동당 소속 전 총리)와 같은 카리스마는 없다."

"신중하고 실용적이지만, 지루하다."

"가장 과소평가된 정치인일 수도 있다."


4일(현지시간) 영국 조기총선에서 노동당의 압승을 이끌며 차기 총리 자리를 예약한 키어 스타머 대표(61)를 두고 주요 외신들이 쏟아내는 평가다. 인권변호사 출신인 스타머 대표는 2020년 노동당 대표 취임 후 "경제 성장과 사회 정의는 함께 가야 한다"고 변화를 외치면서 왼쪽에 치우쳤던 당색을 '중도'로 끌어온 인물이다. 마거릿 대처, 토니 블레어 등 역대 영국 지도자들이 보여준 카리스마나 스타성은 없지만, 특유의 진지함과 실용성이 강점으로 꼽힌다.

법정에서 다우닝가로…차기 '英총리 예약' 스타머는 누구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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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 변호사 출신…9년 전 정계 입문

스타머 대표는 이날 밤 10시 투표 마감 직후 방송사들이 공개한 출구조사 결과에서 노동당이 전체 하원 의석 650석 가운데 410석을 차지하며 단독 과반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자, 자신의 엑스(옛 트위터·X) 계정을 통해 "이번 선거에서 노동당을 위해 캠페인을 벌인 모든 분께, 우리에게 투표하고 변화한 노동당을 믿어준 모든 분께 감사하다"고 밝혔다. 현재 개표 중인 투표 결과가 출구조사와 일치할 경우 스타머 대표는 차기 총리로 다우닝가 10번지에 입성하게 된다.


법조계에 몸담아온 스타머 대표가 정계에 입문한 것은 불과 10년도 채 되지 않는다. 1962년 런던 외곽에서 공구 제작자 아버지와 간호사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스타머 대표는 억만장자 아내를 둔 골드만삭스 출신의 리시 수낵 현 총리와 달리 '노동 계급의 뿌리를 주장할 수 있는 인물'로 평가받아왔다. 가족 중 대학에 진학한 것은 그가 처음이다. 트로츠키주의 급진 잡지인 ‘사회주의 대안’ 편집자로 일하기도 했다. 또한 고인이 된 부모님께 직접 듣지 못해 확실하지 않다고 했으나, 그의 이름 역시 노동당 창립자이자 초대 지도자인 키어 하디에서 따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타머 대표는 법대 졸업 후 1987년부터 인권변호사로 일했고 2008~2013년 잉글랜드·웨일스를 관할하는 왕립 검찰청(CPS) 청장을 지냈다. 영국 언론들이 그를 ‘키어 스타머 경(Sir Keir Starmer)’이라고 표현하는 것 역시 검찰청장 임기를 마친 후 받은 기사 작위 때문이다. 이후 2015년 하원의원으로 당선되며 본격적으로 정치에 발을 들인다. 이어 2020년 4월 노동당 대표로 선출됐다.


총선 참패로 무너진 노동당을 새로 이끌게 된 스타머 대표는 "당보다 국가"라며 좌측에 치우친 당색을 중도로 변모시켰다. 좌파 색채가 강한 전임자가 주장했던 에너지 산업 국유화 정책을 철회했고, 반애국주의적이라는 딱지를 떼기 위해 영국 군대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전임 제러미 코빈의 지지자 수천 명이 탈퇴하는 등 혼란 속에서도 안정적인 경제 성장, 부의 창출, 흔들림 없는 국가 안보, 사회 정의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점차 지지층을 넓혀온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의회 입성 10년도, 총선 참패 5년도 채 안 돼, 무자비한 효율성으로 노동당을 '선거에 출마할 수 있는 당'으로 재건했다"고 평가했다. 이코노미스트 역시 "노동당의 가장 강한 독성을 제거함으로써 노동당 승리의 최대 장애물을 제거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이러한 행보는 칭찬과 비판을 동시에 받았다. 노동당의 선명한 색깔을 확인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AP통신은 "비판가들은 정치적 원칙의 부족이라고 주장하고, 지지자들은 실용적이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법정에서 다우닝가로…차기 '英총리 예약' 스타머는 누구 [이미지출처=신화연합뉴스]

"지루하다" vs "실용적이다" 현지 평가는

현지에서 확인되는 스타머 대표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진지하다" "실용적이다" "지루하다","카리스마가 부족하다" 등으로 요약된다. 보수당 소속의 보리스 존슨 전 총리는 과거 스타머 대표를 두고 캡틴 스누즈페스트(Captain Crasheroonie Snoozefest)라고 비꼬았는데, 이는 지루하고 활력이 없으며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한다는 뜻이다. 특히 제1야당의 대표였음에도 불구하고 '영국의 트럼프'로 불리는 극우 성향의 나이절 패라지 영국개혁당 대표보다도 대중 인지도가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AP통신은 "의무감이 있고, 관리적이며, 약간 지루하다"면서 "노동당 출신인 블레어 전 총리와 같은 카리스마가 부족하다"고 전했다. NYT 역시 영국발 기사에서 스타머 대표를 "진지하고, 강렬하고, 실용적이며, 카리스마가 부족한 인물"로 정의했다.


반면 영국 싱크탱크 '변화하는 유럽 속의 영국(UKICE)'의 질 러터 연구원은 "일부에서 따분하다고 할 정도로 자기관리가 철저한 인물"이라며 "사람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지는 않겠지만, 총리처럼 보인다"고 평가했다. 신중하고 진중한 모습이 오히려 국민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스타머 대표의 전기를 출간했던 톰 볼드윈은 "그는 정치의 공연적인(performative) 면을 하지 않는다"면서 다른 정치인들과 달리 실질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성향을 가졌음을 강조했다.


영국 스카이뉴스는 측근들의 인터뷰를 통해 스타머 대표가 "진지하고 매우 지적인 사람" "내면적 자신감이 큰 사람" "끈기 있고 때로는 무자비한 사람"이라고 보도했다. 두 자녀의 아버지인 스타머 대표는 사생활과 관련해서는 공개를 피한다. 축구팀 아스날의 광팬이기도 하다. 과거 현지에서는 스타머 대표가 브리짓 존스 시리즈에 나오는 마크 달시 역할에 영감을 줬다는 소문도 돌았으나, 작가 헬린 필딩이 직접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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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포스트(WP)는 "그는 영국 왕실을 대신해 테러리스트들을 기소하기 전에는 무정부주의자들을 변호한 좌파 변호사였다. 반군주의자였지만 이후 기사 작위를 받았다"면서 "스타머 대표가 어떤 총리가 될지 예상하기 어렵다. 그는 그 모호함을 자신의 이점으로 활용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또 다른 기사에서 스타머 대표를 "가장 과소평가 된 정치인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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