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시청역 역주행…국과수에 사고기록장치 분석 의뢰"

"사고 현장 스키드 마크는 없어"
경찰, 경상 부상자 1명 추가 확인

16명의 사상자를 낸 서울 시청역 대형 교통사고와 관련해 경찰이 동승자인 아내 김모씨로부터 급발진이 의심된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의 주요 쟁점인 급발진 여부를 밝혀내고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블랙박스와 사고기록장치(EDR) 감정을 의뢰했다.

서울 남대문경찰서 관계자는 3일 "동승자인 아내가 전날 참고인 조사에서 제동장치가 작동하지 않은 것 같다고 진술했다"며 "진술을 토대로 동승자가 (사고 원인이) 급발진이라 생각하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정용우 남대문경찰서 교통과장이 3일 오전 서울 남대문경찰서에서 지난 1일 저녁 발생한 시청역 인근 역주행 교통사고 관련 브리핑을 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급발진과 제동장치 작동 여부 관련해 사고 차량과 사고기록장치(EDR) 데이터 등을 전날 국과수에 감정 의뢰했다"며 "향후 차량의 최고 속도 등이 수사의 중요한 단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경찰은 사고 현장에서 스키드 마크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스키드 마크는 브레이크 제동 시 남는 자국을 뜻한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 현장에서 유류 흔적만 발견됐다"고 덧붙였다.

특히 경찰은 사고 발생 전 운전자 차모씨(68)에게 별다른 돌발상황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가해 차량은 지하 주차장 입구 부근부터 가속을 시작했다"면서도 "사고 전 피의자에게 차량 충돌과 같은 특별한 상황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1일 오후 9시 27분께 서울 시청역 인근 교차로에서 제네시스 차량이 인도로 돌진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차량은 BMW와 소나타를 잇달아 들이받은 뒤 보행자들까지 덮쳤다. 퇴근 후 저녁 식사를 마치고 귀가하는 시민들이 몰리는 시간대였던 탓에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인한 사상자는 총 16명으로 늘어났다. 사망자는 9명이며 부상자는 기존 6명에서 1명이 추가됐다. 경찰은 "추가 피해자는 사고 직후 다른 피해자의 병원 후송에 동행해 현장에 없었으며 경상자로 파악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