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배드림'에 올라온 훈훈한 승객 목격담
반대편 정류장 내려주고 동료기사에게 부탁까지
버스를 잘 못 타 길을 잃은 어린 승객을 위해 일부러 차를 세우고 동료 기사에게 연락해 아이가 무사히 돌아갈 수 있게 도와준 버스 기사의 미담이 전해졌다.
지난달 29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훈훈한 버스 기사 아저씨, 감사드립니다'라는 제목으로 글과 사진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이날 오후 6시쯤 남양주시 호평동에서 잠실역으로 가는 2323번 광역버스 안에서 있었던 일이라고 운을 뗐다.
A씨는 "버스가 수석 호평간 민자고속도로에 접어 들었을 때 초등학교 저학년으로 보이는 어린이가 버스 기사에게 '이 버스가 어디로 가는 것이냐'고 물었다"고 전했다. 이에 버스 기사가 잠실 가는 버스라고 알려주자, 아이는 "(남양주) 평내를 가야 하는데 잘못 탔다"며 당황해했다.
해당 버스는 광역직행버스로 무정차로 잠실까지 가는 버스였다. 그러나 A씨는 아이의 사정이 딱하게 여긴 버스 기사가 "수석동 입구 정류장에 정차한 뒤 아이를 하차시켰다"고 밝혔다. 이어 "반대편에서 오는 2323 동료 버스 기사에게 전화해 상황을 설명하고 아이를 다시 평내로 데려가달라고 부탁까지 하셨다"고 전했다.
A씨는 "별일 아닐 수도 있겠지만 잠깐이나마 훈훈했다"며 "꼬마가 너무 당황했는지 버스 기사에게 고맙다는 말은 못 하고 가더라. 꼬마를 대신해 기사님께 감사드린다"고 썼다.
글을 본 일부 누리꾼이 안전을 우려하자 A씨는 "바로 길 건너 맞은 편에 반대 방향의 버스정류장이 있는 곳이었다"며 "기사분이 버스에서 하차시키면서 건널목을 알려주고 반대편 버스가 올 때까지 기다리라고 충분히 설명했다. 아이도 다 숙지했고, 그래서 그다지 위험한 상황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이후 해당 버스 기사에게 어린이 승객을 인계받았다고 밝힌 동료 기사는 댓글을 통해 "(당시 호평동으로) 들어가는 차량이 없고 배차간격이 길다 보니 태우고 들어가라는 연락을 받았다"며 "아이를 잘 하차시켰다. 제 이야기는 아니지만 기분 좋다"고 후기를 남겼다.
누리꾼들은 "작은 배려가 아이에겐 평생 잊지 못 할 일" "배려심 감동했다" "기사님 감사합니다" "기사님 복 받으실 거예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