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디지털 교과서 반대 청원 등장
청원인 "학부모 대다수가 반대 입장 표해"
"교육부, 적어도 '도입 유보' 해라"
내년부터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가 도입되는 가운데 일부 학부모들 사이에선 반대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디지털 기기 의존이 심화하면 학생들의 학습 능력이 저하될 수 있고 아이들의 눈 건강도 악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1일 국회 국민동의청원에 따르면 '교육부의 2025 AI 디지털 교과서 도입 유보에 관한 청원'은 지난 27일 동의자 수 5만명 이상을 넘어 교육위원회에 회부됐다. 국회청원은 30일 내 5만명 이상 동의를 얻으면 소관 상임위에 회부돼 심의 대상이 된다.
청원인 강모씨는 "교육부의 2025년 디지털교과서 도입 방침에 대한 학부모와 교사, 교육계 전문가들의 우려 목소리가 매우 크다"며 "이미 수년 동안 우리 학부모들은 자녀의 과도한 스마트기기 사용으로 이전에 없던 가정불화를 거의 매일 겪으며 살아가고 있다"고 했다.
그는 "단지 우리 가정만 겪는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위안 아닌 위안으로 삼아 자포자기에 가까운 심정으로 스마트 기기들과의 위험한 동거를 지속하고 있다"며 "이렇게 방관 또는 포기, 수동적인 수용을 계속하며 살아가도 되는 것일까"라고 반문했다.
이어 "스마트기기가 널리 사용돼온 10여 년의 시간 동안 많은 뇌과학자, 정신의학자, 교육전문가들이 스마트기기 사용의 심각한 부작용을 밝혀내어 그 유해성을 여러 매체를 통해 꾸준히 알려왔다"며 "이런 상황에서 평균적으로 일과의 절반 이상 시간을 보내는 학교에서조차 스마트기기를 이용해야 하는가"라고 지적했다.
강 씨는 "학부모들은 '안 그래도 스마트기기 사용 시간이 과도해서 걱정인데, 교과서까지 디지털로 해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대다수가 반대 입장을 표하고 있다"며 "우리나라처럼 모든 교과서 자체를 디지털화한 사례는 세계적으로 전무하다. 먼저 일부 과목만 선도입할 예정이라고는 하나, 준비도 미흡하고 그 효과 역시 미지수인 상황에서 무조건적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과연 누구를 위한 '사업'인지 의구심을 갖게 하는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끝으로 그는 "교육부는 2025년 AI 디지털교과서 도입 방침에 대해 전면 취소할 수 없다면 적어도 '도입 유보'를 발표하고 보다 면밀한 검토와 연구 분석을 하여 교육 보조자료로서의 디지털기기가 아닌 전면적인 디지털교과서 사용이 서면 교과서를 사용하는 것보다 객관적, 과학적으로 더 효과적인 교육방식이 맞는지 검증하는 과정을 거친 후 이 정책에 관해 다시 논할 것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AI 디지털 교과서'란 디지털 기기로 학습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으로, 교육부는 학생 개인별 학습 수준·속도를 분석해 맞춤 학습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내년부터 수학, 영어, 정보, 국어(특수교육) 교과에 우선 도입하고 2028년부터 나머지 과목으로 전면 확대될 예정이다. 적용학년은 초 3?4, 중1, 고(공통?일반선택과목), 특수 초 3?4(국어)다. 다만 기존의 종이 교과서가 사라지는지 여부에 대해선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한편 맘카페에서도 AI 디지털 교과서를 반대하는 의견들이 이어지고 있다. 누리꾼들은 "디지털 교과서가 아이들에게 어떤 유해한 결과를 초래할지 아무도 모른다. 미래가 디지털화돼도 사람이 사람다워지는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아이들이 미디어를 보는 시간도 긴데 교과서마저 디지털로 바뀌면 미디어 시간도 과해지고 눈도 나빠지는 것 아닌가 걱정된다", "스마트 기기는 뇌 발달, 시력 저하, 신체와 정신 등에 모두 악영향을 줄 것이며 아이들은 책과 더 멀어질 것" 등의 반응을 보였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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