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층, 바이든에 사퇴 압박
대체 후보로 해리스, 뉴섬 등 거론
바이든은 완주 의사 밝혀…"영부인에 달려"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첫 TV 토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참패하면서 진보 진영에서 후보 교체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뉴욕주 모금 행사에서 사퇴 요구를 일축했지만, 8월 민주당 전당대회까지 후보 교체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30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워터게이트' 사건 특종 기자인 밥 우드워드는 전날 MSCNBC 방송에 출연해 바이든 대통령의 토론이 "너무 나쁘고 끔찍했다"며 "이는 단지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에만 정치적 수소폭탄인 것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후보 교체 요구는 "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NYT) 대표 칼럼니스트인 토머스 프리드먼은 "바이든 대통령의 토론 모습을 보고 흐느꼈다"며 "품위를 지키고 무대를 떠나야 한다"고 칼럼에 썼다.
바이든 대통령의 어린 시절 친구이자 지지자인 작가 제이 파라니는 미국 CNN 방송에 "조에게, 이제 떠날 시간이다"라는 제목의 서한을 보내 대통령직 사퇴를 촉구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27일 첫 대선 TV 토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달리 말을 더듬거나 허공을 응시하는 등의 모습을 보이는 등 고령 리스크를 부각, 후보 교체론을 점화했다. 여론조사기관 모닝컨설트가 TV 토론 후 유권자 206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60%는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에서 교체돼야 한다고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을 대체할 후보로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조시 셔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 등이 거론된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완주 의사를 다지고 있다. 그는 29일 뉴욕주 햄프턴에서 열린 선거 자금 모금 행사에서 승리를 자신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50명 참석자 앞에서 "토론에 대한 우려를 이해한다. 나는 멋진 밤을 보내지 못했다"면서도 "내가 승리할 거라 믿지 않았다면 대선에 출마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등 민주당 주요 인사들도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지지 의사를 잇달아 표명하며 그를 엄호하고 있다.
이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은 주말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가족들과 시간을 보낸다. 이 자리에서 향후 계획을 논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영부인인 질 바이든 여사가 후보 사퇴와 관련한 최종 결정권을 가졌다는 분석이다.
미국 NBC 방송은 "민주당 수뇌부는 대통령만이 가족들과 상의해 선거운동을 계속할 것인지, 조기에 끝낼 것인지를 결정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소식통을 인용해 "그(바이든)에게 궁극적 영향력을 가진 유일한 인물은 영부인"이라면서 "만약 그녀가 경로를 변경해야 한다고 결정한다면 경로 변경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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